'K-뷰티가 효자'…침체 속 '역대급 실적' 쏟아냈다
에이피알·더파운더즈 등 해외 매출 세자릿수 '급증'
전문가 "외형 확대 가속화 전망…美 외 시장에서도 성장세"
- 이민주 기자
(서울=뉴스1) 이민주 기자 = 글로벌 경기 침체와 관세 장벽 속에서도 국내 K-뷰티 브랜드들이 잇따라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K-뷰티 열풍이 불고 있는 북미 등 해외 시장에서 차별화된 제품력으로 승부한 결과다. 올해도 해외 '코덕'(화장품 애호가)을 사로잡기 위해 신제품 출시와 시장 확대에 주력하고 있어 최대 실적 경신 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에이피알(278470)은 올해 1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연 매출 1조 원'이라는 목표에 한 걸음 다가섰다.
에이피알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2660억 원으로 전년 동기(1489억 원) 대비 78.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46억 원으로 전년 동기(278억 원) 대비 96.5% 늘었다.
이는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뛰어넘는 수치다. 에이피알은 그간 통상 뷰티업계 성수기로 꼽히는 4분기에 가장 높은 실적을 기록해 왔으나 올해 1분기 실적은 지난해 4분기를 뛰어넘었다.
아누아를 운영하는 더파운더즈도 지난해 매출을 4배가량 끌어올리며 역대급 실적을 냈다.
더파운더즈는 스킨케어 브랜드 아누아를 통해 미국, 일본, 유럽 등 글로벌 시장에서 활약하고 있다. 아누아 외에도 프롬랩스(헤어케어), 프로젝트21(반려용품) 등을 운영하고 있다.
더파운더즈의 지난해 매출은 4278억 원으로 전년 대비 299% 급증했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1457억 원으로 264% 증가했다.
화장품 브랜드 '조선미녀'로 유명한 구다이글로벌도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을 모두 2배 이상 늘렸다.
구다이글로벌은 화장품 제조기업으로 조선미녀 브랜드를 앞세워 해외 시장을 누비고 있다. 대표 제품은 맑은쌀썬크림이다. 조선미녀 외에도 티르티르, 라카코스메틱스, 닥터나인틴 등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구다이글로벌의 지난해 매출액은 3237억 원으로 전년 대비 131.9%, 영업이익은 1407억 원으로 104.2% 신장했다.
상장 도전에 나선 달바글로벌 역시 매년 실적 신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달바글로벌은 '승무원 미스트'로 유명한 화장품 브랜드 달바를 운영하고 있다.
달바글로벌의 지난해 매출액은 3091억 원으로 전년 대비 54%, 영업이익은 598억 원으로 84% 증가했다.
CJ온스타일을 주주로 둔 비나우는 지난해 영업이익을 전년보다 3배 이상 늘렸다. 비나우는 스킨케어 브랜드 '넘버즈인'과 메이크업 브랜드 '퓌' 등을 전개 중이다. 내년을 목표로 기업공개(IPO)를 준비하고 있다.
비나우의 지난해 매출액은 2664억 원, 영업이익은 751억 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33.6%, 215.5% 늘었다.
수분세럼 등을 판매하는 스킨케어 브랜드 토리든의 지난해 매출은 1860억 원으로 전년 대비 176%, 영업이익은 520억 원으로 425% 증가했다.
이들 K-뷰티사들이 매년 최대 실적 기록을 갈아치울 수 있는 배경은 글로벌 시장에서의 활약과 무관하지 않다.
에이피알의 1분기 매출 중 해외 매출은 19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6% 증가했다. 전체 매출에서 해외 비중은 71.4% 수준이다.
더파운더즈의 해외 매출 비중은 90%이며 지난해 해외 매출액은 3644억 원으로 377% 폭증했다.
달바글로벌의 해외 매출액 역시 지난해 1410억 원으로 전년 대비 218% 성장했다. 이 기간 전체 매출에서 해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45.6%다.
국내 주요 인디뷰티 브랜드사들은 해외 K-뷰티 열풍을 타고 해외 시장에서의 저변을 넓혀가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화장품 수출액은 18억 4000만 달러(2조 6000억 원)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 보다는 19.6% 증가한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K-뷰티사들이 올해도 최대 실적 경신 행렬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본다.
1분기 기분 좋은 출발을 한 에이피알은 올해 1조 클럽 입성을 자신하기도 했다. 에이피알의 올해 매출 목표는 1조 원, 영업이익 목표는 1700억~1800억 원을 제시했다.
더파운더즈도 글로벌 공략을 가속하기 위해 아누아 신규 라인업 출시와 헤어케어 브랜드 프롬랩스 리뉴얼 등을 진행하는 한편 해외 진출국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조소정 키움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K-뷰티는 글로벌 시장을 향해 계속 나아갈 전망이다. 미국의 보호무역 기조는 단기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으나 동시에 국내 브랜드의 매력을 부각할 수 있는 기회 요인"이라며 "인플레이션에서도 K뷰티의 가성비 매력이 부각될 것이며 외형 성장세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미국 외 지역에서도 높은 성장세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관세 장벽 같은 어려움 속에서도 국내 뷰티 기업들이 제품 경쟁력과 현지화 전략을 앞세워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며 "올해 역시 글로벌 소비 트렌드를 빠르게 파악하고 혁신적 제품 개발에 나선 브랜드들을 중심으로 K-뷰티의 성장세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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