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2기 한미 핵융합 협력…기술 교류 가시화로 상용화 한발짝
이창윤 과기차관, 美 유망 핵융합 스타트업 CFS에 협력 타진
美 SPARC 오류 잡는 데 韓 참여 가능…발전소 구축 제조 협력
- 윤주영 기자
(서울=뉴스1) 윤주영 기자 = 미국 트럼프 2기 정부는 핵융합 투자를 강조하고 있어 한국의 기술 협력이 가능할 거란 분석이다. 한국핵융합연구원이 초전도 연구용 핵융합로 'K-STAR'를 2008년부터 운전한 경험이 있고, 국제 핵융합실험로 'ITER'에도 부품을 납품한 전력이 있어서다.
기술 교류가 성사되면 미국 민간 기업의 '고온 초전도 자석' 등 인프라 소형화 기술을 우리가 일부 얻거나, 향후 현지 상용 발전소 구축 등에 참여할 여지가 생긴다.
18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이창윤 과기정통부 제1차관은 최근 미국 출장에서 현지 핵융합 스타트업 커먼웰스퓨전시스템즈(CFS)를 만나 협력을 타진했다.
핵융합 발전은 초고온 플라스마 상태에서 중수소와 삼중수소 원자핵이 융합하며 방출하는 막대한 에너지를 이용한다. 수소 원자핵이 헬륨으로 바뀌면서 타오르는 태양을 모방했다. 오염물질·탄소 등 배출이 적고, 원료도 구하기 쉬워 꿈의 에너지원으로 불린다.
매사추세츠 공과대(MIT) 스핀오프 기업으로 출발한 CFS는 핵융합로 소형화의 핵심이 되는 '고온 초전도체 자석'(HTS) 기술을 보유했다. 회사는 올해 초 직경 약 2m의 소형 상용화 핵융합로 'SPARC'를 완성하고 플라스마를 생산하는 데 도전한다. 2030년대 미국 버지니아주에 발전소 모델 'ARC'를 구축해 400MW(메가와트) 규모 전기를 공급할 계획이다.
기술 유망성에 힘입어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빅테크로부터 2조 원대 투자도 유치했다.
이 차관은 CFS와의 만남에서 한국 K-STAR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 기술 협력을 제안했다. SPARC의 초기 운전에서 오류를 보완하는 데 우리 연구진이 참여할 수 있단 것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트럼프 2기 에너지부(DOE)의 정책 우선순위로 핵융합이 있는 데다, CFS가 K-STAR처럼 토카막 방식을 쓰기 때문에 기술 교류의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 차관은 CFS의 상용화 가능성에 큰 관심을 보였다고 전해진다. 아직 핵융합은 플라스마를 가두는 철제 구조물 '토카막'을 크게 만들어야 하고, 연속 운전에 한계가 있어 상용화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핵융합연 관계자는 "K-STAR에 자기장을 거는 초전도체가 약 영하 270도에서 가동되는데 CFS의 HTS는 상대적으로 높은 온도에서(영하 220도) 초전도를 유지하기 때문에 강한 자기장을 낼 수 있다"며 "토카막 크기를 줄여도 에너지 손실이 적어 상업화에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SPARC는 이미 제작이 상당 부분 진행돼 한국이 부품 제작으로 참여할 여지는 적다. 하지만 앞으로 SPARC이 ARC 발전소로 확장될 때 기회가 있을 거로 내다봤다. 먼저 상용 발전소에 도전하는 해외 사업에서 우리 기술을 실증할 수 있단 의미다.
그는 "글로벌 협력은 '윈윈'이 돼야 하므로 우리도 고온 초전도체 등 원천 기술을 배울 기회가 생길 것"이라며 "다만 이 과정에서 우리 기술을 어느 수준까지 공개할 것인지는 고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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