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청소년 안전지대' 만들까…메타·틱톡 잇단 규제 강화
라이브 방송 시 부모 동의 의무화…밤 10시 이후엔 종료 권유
전문가 "자극적 SNS 환경 바꾸고 미디어 리터러시 가르쳐야"
- 김민재 기자
(서울=뉴스1) 김민재 기자 = 메타와 틱톡이 잇따라 청소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이용 문턱을 높이고 있다. 학계는 이러한 노력이 청소년의 건강한 SNS 이용 환경을 일부 조성할 거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도 근본적인 생태계 변화와 미디어 리터러시(미디어를 비판적으로 이해하고 활용하는 능력)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11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메타는 청소년이 인스타그램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려면 부모의 허락을 받도록 하는 정책을 이달 8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 정책에 따르면 16세 미만 인스타그램 이용자는 부모 동의 없이 인스타그램 라이브 방송을 송출할 수 없다.
또 청소년이 다이렉트 메시지(DM)로 노출 수위가 높다고 의심되는 사진을 받으면 인스타그램은 이를 자동으로 흐림 처리한다. 이 기능을 해제하기 위해서도 부모의 동의 절차가 필요하다.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의 모회사인 메타는 지난해 9월에 '10대 계정' 기능을 신설했다. 10대 계정을 통해 부모는 자녀의 대화 목록을 확인하고 애플리케이션(앱) 이용 시간 등을 제한할 수 있다.
메타는 향후 인스타그램뿐 아니라 페이스북과 메신저에도 이런 기능을 확대할 예정이다.
틱톡은 보호자가 직접 자녀의 틱톡 애플리케이션(앱) 사용 시간을 조절하는 '세이프티 페어링' 기능을 지난달 12일 강화했다.
보호자는 이를 통해 청소년 자녀의 팔로잉 목록 등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14~15세 이용자에게는 오후 9시, 16~17세 이용자에게는 오후 10시에 차분한 음악과 시각효과를 제공해 스스로 앱을 종료하도록 권유한다.
알림이 울렸는데도 틱톡을 계속 사용하면 더욱 강력한 명상 가이드를 노출한다. 평소 틱톡 화면에 뜨는 영상들이 사라지고 명상 화면이 뜨는 식이다.
청소년이 커뮤니티 가이드라인을 위반한 콘텐츠를 신고하면 부모나 보호자에 알림을 보내는 기능도 도입한다.
플랫폼 기업들이 청소년 이용자 규제에 나서는 건 정신 건강 악화 우려와 유해 콘텐츠 노출 위험 때문이다.
미국 사우스플로리다대(USF) 연구진은 지난달 25일(현지시간) SNS 활동이 잦은 아동은 그렇지 않은 아동보다 우울·불안 증상을 겪거나 수면 문제를 호소할 가능성이 두 배 이상 높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2023년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의 48%가 최근 6개월 동안 온라인에서 선정적인 농담을 들은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국회 역시 청소년의 과도한 SNS 사용을 막기 위한 법적 논의에 나서고 있다.
전문가들은 플랫폼 업계의 정책과 법적 규제가 최소한의 안전장치로서 기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옥태 방송통신대학교 미디어영상학과 교수는 "플랫폼 기업들의 조치는 청소년 SNS 이용의 부정적 영향을 모두 없앨 순 없지만, 최소한의 안전장치로 작동할 걸로 보인다"고 했다.
동시에 자극 위주의 SNS 생태계를 바꾸고 미디어 리터러시를 가르쳐야 한다고 말했다.
전홍진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클릭 수 위주의 SNS 환경에선 자신을 과시해야 하고 자극적 콘텐츠를 만들어야 하는데, 이는 자아를 형성하는 청소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이어 "궁극적으로는 어른의 알고리즘과는 다르게 아동용 콘텐츠가 청소년에게 노출되도록 하는 등 '클릭 수' 위주의 SNS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했다.
김 교수는 "현대 사회에서 미디어를 이용하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다"며 "궁극적으로는 청소년들이 미디어를 비판적으로 수용하고 자기표현의 윤리성을 강화할 수 있도록 미디어 리터러시를 교육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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