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에 유일한 승리 이세돌 "AI는 고정관념이 없어 창의적"
이세돌 UNIST 교수 "규칙 만드는 보드게임 강의로 사고력 향상"
UNIST 1인 1생성 AI 추진…"AI 허점 꼬집는 '백캐스팅' 통찰력"
- 윤주영 기자
(울산=뉴스1) 윤주영 기자 = 2016년 알파고와의 대국에서 승리한 이세돌 울산과학기술원(UNIST) 특임교수는 인공지능(AI)이 인간과 달리 고정관념에 구애받지 않는 창의성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AI와 협업해 문제 해결을 가로막는 고정관념을 깬다면 각종 사회적 난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11일 울산과학기술원에서 간담회를 가진 이세돌 교수는 AI와의 협업과 사용에 필요한 통찰력을 학생들에게 가르칠 계획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 교수는 "당시는 지금보다 AI가 완벽하지 않았지만 알파고의 플레이는 그 어떤 인간보다 창의적으로 보였다"며 "고민해본 결과 인간과 다르게 고정관념이 없기 때문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AI의 판단을 인간이 따라잡지 못하는 기술적 특이점도 머지 않았다"며 "인간이 AI에 종속되지 않고 협업하려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통찰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올해 2월부터 강단에 선 이 교수는 '과학자를 위한 보드게임 제작' 등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규칙을 직접 설정해 보는 보드게임 제작을 통해 문제해결 능력과 확장된 사고방식을 키울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박종래 UNIST 총장은 "이 교수는 알파고와의 3국까지 정석적인 플레이를 펼치며 고전했지만, 4국부터는 AI가 가진 버그를 파고드는 전략을 써서 승리했다"며 "인간이 직관적으로 결과를 설정한 뒤 여기로 AI를 유도하는 '백캐스팅'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I가 학습으로 따라잡을 수 없는 영역이다. 이를 지향점으로 삼아 AI를 효과적으로 쓸 수 있는 인재를 키워낼 것"이라고 초빙 배경을 설명했다.
UNIST는 올해 'AI 스마트 캠퍼스' 운영을 통해 AI 활용 사례를 발굴하겠다는 방침이다. 교육·연구·행정 전반에 첨단 AI 기술을 접목해 생산성을 혁신하는 게 골자다. AI 기반 융합 교육과 연구 환경을 지원할 예정이다.
특히 공업도시 울산의 특성을 살려 지역 산업체 대상 실무 중심의 AI 교육을 전개한다. 공정 최적화, 불량률 감소 등을 목표로 전통 산업의 AI 전환(AX)을 추진한다는 설명이다.
박 총장은 "기업이 축적한 로우 데이터를 AI가 학습해 공정을 개선해 나가는 '포어캐스팅' 전략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나중에는 AI의 허점을 파악하고 문제가 일어날 때 이를 즉각 해결할 수 있는 백캐스팅 통찰이 중요해진다"며 "이에 도달하려면 우선 AI에 친숙해지고 봐야 한다. 전교적 차원에서 자기 업무에 적용할 수 있는 AI 에이전트를 구축하는 '1인 1 생성 AI' 체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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