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재사용화 차세대발사체 사업…"2032년 실전 규모 검증"
"대세 된 재사용 발사…2500억 원 예산증액으로 추가 R&D 도전"
"기존 리소스 최대한 쓰는 가성비 변경…유의미한 추락 데이터"
- 윤주영 기자
(서울=뉴스1) 윤주영 기자 = 우주항공청이 소모성 발사체로 기획된 차세대발사체 사업을 재사용 발사체로 변경하면서 2032년 실전 규모 '호핑(뜀뛰기) 테스트'를 수행할 예정이다. 발사된 1단을 역추진해 고도를 유지하는 것을 반복 수행하는 테스트다.
이 밖에도 우주청은 안전한 발사체 회수에 필요한 자세제어 알고리즘, 착륙 유도, 메탄 엔진 재점화 등 R&D 추가 비용으로 약 2500억 원을 제시했다.
21일 과학계에 따르면 우주청은 이러한 변경안을 과학기술혁신본부에 제출 후 특정평가 선정 심사를 요청했다. 현재 혁신본부에선 외부 전문가 풀을 구성해 요청이 적절한지 따지는 중이다.
누리호 뒤를 이을 차세대 발사체는 약 2조원이 투입된다. 2032년 달 착륙선 수송도 맡게 된다.
우주청은 올해 2월 이를 재사용 발사체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스페이스X '팰컨9' 등 발사 단가가 저렴한 재사용 발사체가 시장의 대세로 자리잡으면서다.
과거 예비타당성 조사로 확정된 사업을 바꾸는 것이기 때문에 우주청은 과기혁신본부에 특정평가를 의뢰하게 됐다. 추가 예산으로 기존 사업비의 12.5%인 2500억 원을 요청했지만, 달 착륙 임무 때문에 기한은 기존 2032년에서 늘리지 못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추가 R&D가 건실히 수행될지 의문을 제기한다. 한국은 재사용 발사의 요소 기술을 대규모 스케일로 실증한 적이 없다. 특히 무게중심이 실시간으로 변하는 1단 발사체의 하강을 제어하는 수학적 알고리즘은 난도가 높다.
R&D 수행기관인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한정된 인력·인프라도 지적됐다. 등유(케로신) 엔진 지상 연소시험설비를 갖춘 항우연은 메탄 엔진 관련 설비까진 갖추지 못했다.
이에 업계 관계자는 "변경안은 최대한 기존 부품·장비를 활용하는 방식"이라며 "1·2단 엔진의 규격을 통일하고, 1단에만 엔진 9기를 클러스터링하면 개발비를 아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메탄 엔진 검증도 기존 항우연 인프라에 메탄 계통을 추가하는 '개조'를 하면 된다"며 "또 변경안의 엔진은 누리호 같은 개방형 사이클 방식이라 기존 부품을 상당 부분 재활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우주청은 2032년 실제 규모에 준하는 1단 발사체 인증모델(QM)로 호핑 테스트를 수행한다. 추락 감속·고도 유지 등이 대규모로 가능할지 살핀다.
이후 달 착륙선 임무 중 공해상으로 추락하는 1단 발사체에선 더 많은 기술을 실증한다. 완벽한 수준은 아니지만, 체공 시간·착륙 지점 접근 등 기술별 목표도 설정하겠다고 우주청은 제시했다.
이 관계자는 "2027년까지 항우연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 등이 수행하는 한국형 발사체 고도화 사업도 10t급 엔진으로 재사용 기술을 실증한다. 이것이 중간 마일스톤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재사용 발사체로의 변경은 언젠가 겪어야 할 연구상 시행착오를 대규모로 수행, 귀중한 선행 데이터를 얻는 데 의의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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