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넷플 韓법인세 고작 50억원…애플·구글도 조세회피에 진심
메타 1조원대 매출 '재판매' 꼼수…넷플·구글 해외 수익이전
매출원가율 치솟은 애플 등 수법도 다양…국세청엔 행정소송
- 김민석 기자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한국에서 수조 원의 매출을 올리면서 턱없이 적은 법인세를 납부하고 있다는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메타(페이스북)·구글·넷플릭스 등은 '재판매 방식'이나 '매출원가 부풀리기' 등의 수법으로 한국에서 벌어들인 수익을 해외 법인으로 빼돌리며 세금 부담을 최소화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메타의 한국 법인인 페이스북코리아는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으로 전년 대비 각각 13.3%와 48.9% 증가한 738억 원과 223억 원을 거뒀다.
페이스북코리아 매출원은 페이스북·인스타그램 등을 통한 광고 재판매 수익과 용역 수익 등 2가지다. 이중 광고 재판매 부문은 페이스북코리아가 메타 그룹으로부터 광고 인벤토리를 구매해 국내 광고주에게 재판매하는 사업이다.
페이스북코리아가 이 국내광고 판매를 통해 벌어들인 수익은 9545억 원에 달했지만, 메타 아일랜드 법인에 지급하는 광고 매입비를 9055억 원으로 집계하면서 실제 수익은 490억 원으로 집계했다. 이는 광고 총판매액의 5.1% 수준이다. 이처럼 매출을 과소상계하면서 페이스북코리아가 지난해 낸 법인세는 54억 원에 그쳤다.
넷플릭스는 '구독 멤버십 수익'을 미국 본사에 이전하는 방식으로 세금을 최소화하고 있다.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는 지난해 8233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이중 6644억원(전체의 81%)을 미국 본사에 송금한 결과 법인세는 13억 원에 그쳤다.
넷플릭스의 또다른 한국법인 넷플릭스엔터테인먼트코리아는 지난해 499억 원의 매출을 올려 법인세로 39억 원을 냈다. 합산하면 메타와 비슷한 52억 원 수준이다.
애플코리아는 또 다른 수법을 활용했다.
애플코리아의 2024년 회계연도(2023년 10월 1일~2024년 9월 30일)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반토막'이 나 한국에 낸 법인세도 60% 가까이 줄었다. 반면 미국 본사에 지급한 배당금은 3배로 늘었다.
영업이익 급감 요인으론 오르락내리락한 매출원가율이 지목됐다. 국회 국정감사에서 이 문제로 지적받자 매출원가율이 일시적으로 낮아졌다(88.7%)가 작년에 92%로 다시 상승했다.
구글은 국내 주요 서비스 매출(인앱결제 수수료·유튜브 광고 수익·유튜브 프리미엄 구독료 등)을 아시아지역 본부인 구글아시아퍼시픽에 이전하는 수법으로 영업이익을 최소화하고 있다.
구글코리아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3869억 원과 356억 원으로 법인세로는 172억 6000만 원을 납부했다. 그러나 한국재무관리학회에 따르면 구글의 국내 실제 매출은 최대 12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구글클라우드코리아·구글페이먼트코리아도 구글코리아와 유사한 구조다.
업계 관계자는 "국세청의 세무조사와 법인세 추징이 주요 대응 수단이지만 빅테크 기업들이 행정소송으로 맞서고 있다"며 "국가 세수 확보와 공정한 과세 환경 조성을 위한 제도적 정비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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