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과기정책 설계 윤석진 누구?…"R&D 혁신 선구안"
"KIST 원장 시절 S~D 평가등급 3개로 간소화…도전적 연구 장려"
"R&D 기술사업화도 힘써…수요 기업과 연구하는 링킹랩 도입"
- 윤주영 기자
(서울=뉴스1) 윤주영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싱크탱크 '성장과 통합' 내 과학·기술 분과장으로 윤석진 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을 영입했다. 윤 전 원장이 이 후보의 과학기술 정책을 진두지휘하는 만큼 과학계에서는 차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윤 전 원장과 함께 일했던 과학계 관계자들은 "줄세우기식 정량평가를 간소화한 등 연구개발(R&D) 제도를 혁신한 인물"이라고 입을 모아 말한다.
7일 과학계에 따르면 윤 전 원장은 KIST 재직 시절 기존 S~D 5단계 평가 등급을 S·A·D 3등급으로 간소화했다. 연구자들이 정량적 성과에 구애받지 말고 도전적 연구에 매진하길 바라면서다.
R&D 평가에서 낮은 등급은 페널티로 작용해 연구자 도전을 위축시킨다는 문제가 있다. 과기정통부도 최근 브랜드 사업 '앞으로'(APRO)를 제시하며 혁신성이 높은 연구는 차별화된 방식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윤 전 원장은 이런 방향성을 2021년 원내 차원에서 추진한 것이다.
과학계 관계자는 "장기 연구에 성공하면 S를 받을 수 있는 문화를 정착시키려 노력하셨다. 수월성 있는 R&D에 필요한 기반을 다진 것"이라고 평했다.
또 과기정통부가 다뤘던 R&D 기술사업화 역시 윤 전 원장이 신경썼던 부분이다. KIST는 원이 보유한 기술을 수요자인 중소기업 등과 같이 연구한다는 개념의 '링킹랩'을 2021년 도입했다.
정부출연연구기관 중심의 단발성 기술이전을 탈피하고 수요자 관점에서 R&D가 이뤄져야 한다는 철학 때문이다. 기존 R&D에선 상용화에 필요한 '스케일업' 등이 고려되지 못해 연구계와 산업현장 간에 괴리가 있었다.
최근 유상임 과기정통부 장관 등이 중소벤처기업부, 식약처 등과 함께 범부처 기술사업화 비전을 발표한 만큼, 링킹랩과 같은 협력 플랫폼도 늘어날 전망이다.
윤 전 원장 시절 KIST는 기관 평가 S를 받았으나 그는 원장 연임에 실패했다. 개인적 흠결이라기보단 정치적인 논리가 작용했을 거라는 분석이다. 윤 전 원장이 민주당 집권 시절 임명됐기 때문에, 윤석열 정권에서 연임하긴 힘들었다는 것이다.
또 다른 과학계 관계자는 "개혁을 추진하셨던 탓에 일부 평가에서 호불호가 갈릴 수는 있다"며 "하지만 전반적으로 도덕적 흠결이 없고, 정치적으로도 좌우 진영을 가리지 않고 네트워킹을 다졌다"고 회상했다.
한편 윤 전 원장은 재료 분야를 주로 연구했으며, 특히 물리적 압력을 가할 시 전압이 발생하는 '압전소자' 전문가다. 이를 응용한 초저가형 직선 운동 모터는 지금도 R&D 사업화의 좋은 예시로 평가받는다.
윤 전 원장은 연세대 전기공학 학사, 전기재료 석사, 전기공학 박사 등 학위를 받고 이후 펜실베니아 주립대에서 박사후 연구과정을 밟았다. KIST 이외에도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융합연구본부장, 한국전기전자재료학회장 등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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