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해킹 한달…유심 물량 늘었지만 위약금 면제 놓고 설왕설래
유심 수급 안정화 단계…유심 교체 속도 빨라질 것 기대
대리점 신규 가입 재개·위약금 면제 등 난제 남아
- 나연준 기자
(서울=뉴스1) 나연준 기자 = SK텔레콤(017670) 유심(USIM·가입자 식별 모듈)정보 해킹 사건이 발생한 지 한 달이 지났다. 사건 발생 후 우려됐던 유심 부족 상황은 어느 정도 해소됐고 고객 보호 조치도 다방면으로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위약금 면제 문제, 신규가입 중단으로 인한 피해 등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가 많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5월 말까지 500만 장 이상의 유심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17일 87만 5000장의 유심이 들어왔고 다음 주 초 추가로 100만 장의 유심을 확보할 예정이다. 7월에도 450만~500만 장이 들어오고 8월 이후에도 교체 속도 등을 보고 발주를 넣을 계획이다.
지난달 18일 해킹 사고 발생 이후 SK텔레콤은 고객에게 유심 무상 교체를 약속했다. 하지만 최대 2500만 명이 유심 교체를 원할 수 있던 상황에서 SK텔레콤이 보유하고 있던 유심은 100만 개에 불과했다. 이에 유심 교체를 희망하는 고객들이 SK텔레콤 대리점 앞에 길게 줄 선 모습은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대량의 유심 물량 확보로 SK텔레콤은 다음 주부터 유심 교체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한다. SK텔레콤은 직원들에게 유심 교체 관련 업무 등을 교육해 현장에 투입할 계획이기도 하다.
SK텔레콤은 유심 무상 교체를 진행하면서 모든 고객 대상으로 유심보호서비스 가입을 완료하고, 12일부터는 유심 정보를 소프트웨어적으로 새로 부여하는 유심 재설정 서비스를 도입했다. 기다릴 필요 없는 이심(eSIM)의 교체 절차도 간소화했다.
유심 물량 안정화 등은 반가운 소식이지만 신규가입 중단 등으로 인한 대리점의 피해, 위약금 문제 등은 여전히 남아있다.
유심 물량 부족으로 신규가입자를 받지 못하게 된 대리점의 피해 보상도 향후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일단 SK텔레콤은 대리점의 영업 손실을 지원하기 위해 대여금 원금과 이자 상환을 3개월 유예하기로 결정했다.
신규가입 및 번호 이동 모집 재개가 언제부터 가능해질지도 관심사다. 지난 14일부터 삼성전자의 '초슬림폰' 갤럭시S25 엣지 사전판매가 시작됐지만 SK텔레콤은 기기변경 고객을 제외하고 예약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고객 피해 보호, 유통망의 상황 등을 주시하면서 관련 대책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위약금 관련 문제도 계속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2차례의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청문회에서 국회의원들은 SK텔레콤에 번호이동을 위해 해지하는 고객들에게 위약금을 면제해 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SK텔레콤 이용약관에 귀책 사유가 회사에 있다면 위약금을 면제한다는 조항이 있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귀책 여부가 자사에 있다는 사실을 부정하지 않는다. 다만 민관 합동조사단의 공식 결과를 지켜보고 이후 법률 검토, 이사회의 판단 등을 거쳐야 이를 최종적으로 결정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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