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도 가상자산 상장했다…'게임 코인 잔혹사' 끊어낼까
블록체인 생태계 핵심 토큰 '넥스페이스' 국내외 거래소에 상장
P2E 편견 깨고 시장 안착할까…갈 길 먼 국내 진입
- 김민재 기자
(서울=뉴스1) 김민재 기자 = 넥슨의 블록체인 자회사 넥스페이스가 발행한 가상자산 넥스페이스(NXPC)가 국내외 주요 거래소에 상장됐다.
조 단위 매출을 내는 대형 게임사의 가상자산이다. 그간 게임사들이 발행한 가상자산이 여러 차례 부침을 겪었던 만큼 '게임사 코인 잔혹사'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넥스페이스는 이달 15일 빗썸, 코인원, 업비트 등 국내 거래소와 바이낸스, 쿠코인 등 해외 거래소에서 거래를 시작했다.
넥스페이스는 넥슨의 블록체인 기반 게임 생태계인 '메이플 유니버스'의 핵심 토큰이다. 이달 15일 출시된 '메이플스토리 N'과 모바일 버전 등에서 아이템 거래에 활용된다. 총발행 수량은 10억 개로 제한된다.
이용자들은 게임 기여도에 따라 대체불가능토큰(NFT) 자산을 획득하고, 이를 게임 내 마켓플레이스에서 거래할 수 있다. '내비게이터' 서비스를 통해 게임 내 NFT 자산 동향을 살필 수도 있다.
이번 상장으로 이용자들은 게임 안에서만 사용하던 자산을 시장에서도 거래할 수 있게 됐다. 다만 현행법상 국내에서는 블록체인 게임 영업이 불가능해 '메이플 유니버스'는 해외에서만 이용할 수 있다.
업계는 넥스페이스가 시장에서 큰 잡음에 휘말릴 가능성은 작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의 사례를 참고해 허점을 보완했기 때문이다.
특히 넥스페이스는 여러 장치를 통해 유통량을 투명하게 공개한다. 투자자 대상 사전 판매를 진행하지 않았으며, 상장 시 초기 유통량을 총공급량의 16.9%로 고정해 불확실성을 줄였다. 수요에 따라 토큰 유통량을 자연스럽게 조정할 수도 있다.
앞서 위메이드(112040)가 발행한 위믹스는 투자자에게 공시한 유통량보다 많은 양의 자산을 유통해 한 차례 상장 폐지됐다.
업계는 게임사의 블록체인 사업이 외연을 확장하려면 부정적 인식을 극복하고 '블록체인 게임이 곧 P2E(Play to Earn) 게임'이라는 등식을 없애야 한다고 제언한다.
일부 초기 게임 코인은 잦은 가격 변동성과 불투명한 유통량 공시로 투자자 신뢰를 잃었다. 특히 '돈을 벌 수 있다'는 P2E 모델이 주목받으며 '투기판'이라는 오명을 얻기도 했다.
블록체인 게임은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해 사용자의 디지털 자산 소유권을 보장하고 게임 외부 거래를 지원하는 게임 형태를 통칭한다.
P2E 게임은 이중 '게임 내 자산의 외부 거래 지원'에 초점을 맞춘 용어다. 하지만 오늘날 이 두 용어가 같은 의미로 사용되며 혼선이 발생하고 있다.
김정태 동양대 게임학부 교수는 "블록체인의 철학을 준수하기만 한다면 게이머들에게는 상당히 매력적인 모델"이라며 "P2E 게임 모델이라는 용어가 통용되면서 혼선이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투기 목적을 가진 일부 투자자가 없는 것은 아니므로 블록체인 게임 인식 개선과 투자 환경 자정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런 문제가 해결되더라도 국내에서 블록체인 게임 서비스가 불가능하다는 점은 한계다.
현행 게임산업법상 국내 블록체인 게임 운영은 불가하다. 더불어민주당 게임특별위원회는 최근 토론회에서 블록체인 게임 반대 의사를 공식적으로 피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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