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로 빨라진 화성 개척…우주청 "탑재체 제공·협력 준비"
"美우주업계서 협력 제안…우주청TF 농업 시료 등 참여 모색"
"누리호, 한화에어로에 연내 기술이전…9차 발사까진 해야"
- 윤주영 기자
(사천=뉴스1) 윤주영 기자 = 스페이스X 등 미국 우주업계가 최근 우리 우주항공청에 화성으로 보낼 탑재체 제공 여부를 문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스페이스X는 내년 '스타십'을 화성으로 발사하겠다는 계획이며, 미국 항공우주청(NASA)도 달보다 화성 개척에 집중하겠다는 방향성을 세웠다.
2035년 화성 탐사선 발사를 계획했던 한국에 국제협력 형태로 조기 탐사 기회가 열렸다고 볼 수 있다. 내년은 어렵지만 향후 기회에 대비, 우주청은 내부 TF를 꾸리고 연구용 탑재체를 기획하고 있다.
윤영빈 우주청장은 이달 21일 경남 사천시 우주청 임시청사에서 개청 1주년(5월 27일) 기념 간담회를 가지고 이런 내용을 공유했다.
윤 청장은 "NASA는 달을 전초기지 삼아 화성에 진출한다는 '문투마스' 계획을 갖고 있었다"며 "그런데 최근 달 개척을 건너뛰고 화성에 빠르게 진출하자는 논의가 나왔다"고 상황을 전했다.
실제로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는 내년 말 스타십을 화성으로 발사하겠다고 밝혔다. 재러드 아이작먼 NASA 신임 국장 역시 미국 우주인을 화성에 보내는 임무가 최우선이 될 것이라고 공언했다.
윤 청장에 따르면 이는 NASA의 국제 달 탐사 프로젝트 '아르테미스'에도 반영된다. 달 주변에 우주정거장을 짓는다는 '루나게이트' 계획이 예산에서 제외될 수 있단 설명이다.
윤 청장은 "한국은 2032년 달 착륙선, 2035년 화성 궤도선 발사 등 순차적인 계획을 세웠다"며 "이 계획은 유지하되, 화성을 조기 탐사하기 위한 국제협력에도 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협력 참여 목적은 제대로 설정한다는 방침이다. 구체적 계획은 아니지만, 내부 TF는 우주농업·제약 등 도전적인 연구를 검토 중이다.
한편 우주청은 이날 한국의 현행 주력 발사체 '누리호'의 민간 기술이전이 연내 완료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누리호 고도화 사업'의 체계종합기업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와 기술 이전료, 기술이전 범위 등 협상을 큰 틀에서 완료했기 때문이다.
윤 청장은 "기술이전이 완료되고 6차 발사도 끝나면, 2028년부터는 한화가 발사를 주도해야 한다"며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등 공공이 주도했던 우주 수송을 민간이 이어받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6차 이후의 누리호 추가발사는 3번은 더 필요하다고 윤 청장은 내다봤다. 발사체가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려면 최소 90% 이상의 성공률이 담보돼야 한다.
윤 청장은 "누리호는 1차 발사에 실패했기 때문에 6차 발사에 다 성공해도 성공률이 80%대"라며 "글로벌 주요 발사체 성공률이 95%다. 누리호는 9차 발사까지 성공해야 90%에 근접한 신뢰성을 가진다"고 말했다.
다만 국내 발사 기업의 주요 일감인 공공위성이 꼭 특정 업체에 보장되지는 않을 거라고 내비쳤다.
윤 청장은 "(더 뛰어난 기업에 일감을 주는) 구매·조달 등 형태로 공공위성을 발사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며 "기업 간 경쟁이 있어야 우주업계가 성장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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