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항공의 날"에 기대하는 우리나라 우주 산업의 미래
(서울=뉴스1) 손재일 한국우주기술진흥협회(KASP) 회장 = 지난해 우주항공청 개청을 기념해 제정된 '우주항공의 날 (5월 27일)'의 일주년이 다가온다. 지난 한 해 대한민국의 우주산업은 정부의 적극적 지원과 산업계의 긴밀한 협력을 바탕으로 상당한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
특히 우주 정책 수립과 연구개발, 산업육성 및 국제협력 분야에 정부는 많은 노력을 기울여 우주산업이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토대를 견고히 마련했다. 전남 고흥과 경남 사천을 '우주산업 투자진흥 지구'로 지정했고, 기업에 도움이 되도록 세제 혜택과 인프라를 준비해 산업 생태계의 육성을 도모했다. 그뿐만 아니라 국제협력 분야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가 있었는데 우리나라의 큐브위성 'K-RadCube'가 NASA 달 탐사 '아르테미스 2호' 계획의 하나로 탑재가 확정되어 우리나라 심우주 탐사 역량을 국제적으로 인정받게 되었다.
이러한 성과들과 함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법으로 우주항공청과 유사한 기능을 가진 기관의 성공적인 운영 사례를 제안해 본다. 방위사업청은 2006년 설립 이후 KF-21 보라매 전투기, K239 천무 다연장로켓, 장보고-III Batch-I 잠수함 등 주요 전략 무기 체계의 기술개발 로드맵을 체계적으로 수립하고 지속적으로 투자해 왔다. 더불어 민간 기업들이 기술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법·제도 지원을 확대하여 예측 가능한 사업 환경을 구축하는데 많은 노력을했다. 그 결과, 유럽과 중동 등 세계시장으로 방산제품을 수출하여 'K-방산'이라는 글로벌 브랜드를 성공적으로 구축했다.
우주산업도 국가 안보와 경제적 성장을 도모한다는 점에서 방위산업과 유사한 전략산업의 특징이 있다. 이런 관점에서 방위산업의 성공 방식을 참고해 우주산업의 기술 목표와 단계별 투자 계획을 명확히 설정하여 안정적으로 추진한다면 큰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한 민간 기업의 혁신적인 기술과 아이디어를 사업으로 연결할 수 있도록 법·제도 기반을 개선해 예측 가능한 사업 환경을 제공할 수 있도록 몇 가지 전략을 제안하고자 한다.
우선 우주산업의 지속적 성장을 위해 정부는 신규 사업 발굴과 시장 확대에 노력해야 한다. 위성 발사 수요를 다각화하고 소형 위성 군집 및 공공 목적의 위성 개발을 추진해 민간의 시장 참여를 늘리는 노력이 필요하며, 누리호 발사 성공으로 마련된 자력 발사능력의 발사체 산업 생태계를 더욱 공고히 해야 한다.
다음으로 산업체의 혁신적 기술과 아이디어를 효과적으로 사업화할 수 있도록 관련 법·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 즉 국가 우주개발 계획에서 기업 참여 시 계약 방식을 명문화하고 협약 방식도 명확히 규정해 기업들이 더욱 예측 가능한 사업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기술력과 혁신성을 중심으로 한 평가 체계를 구축해 기업의 기술 경쟁력을 더욱 높여야 한다.
마지막으로 국제협력을 전략적이고 체계적으로 추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방위산업과 연계되는 'K-SPACE' 브랜드를 구축하고, 기존 방산 수출 국가들을 중심으로 우주 분야가 포함된 복합적 협력을 추진한다면 새로운 우주 수요 창출도 기대해 볼 수 있다. 또한 산업체가 최신 글로벌 기술과 정보를 확보하여 국제 경쟁력을 한층 강화할 수 있게 글로벌 공동 프로젝트 추진이나 해외 박람회 참가를 지원하는 방안도 필요하다.
지금 우리나라 우주산업은 첨단 우주기술의 국산화를 넘어 글로벌 경쟁력도 확보해야 하는 중요한 전환점에 있다. 정부와 산업계가 더욱 긴밀하게 협력하고 발전 전략을 일관되게 유지하여야 글로벌 우주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내년 우주항공의 날에도 우주산업의 커다란 성장을 기대하면서 정부와 산업계의 변함없는 관심과 협력을 당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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