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정몽규 시대', 축구협회장 4연임…"축구계도 봄이 왔으면"(종합2보)
유효 182표 중 156표 획득…임기 2029년 초까지
"늦었지만 차곡차곡 하나하나 열심히 잘하겠다"
- 이상철 기자, 안영준 기자
(서울=뉴스1) 이상철 안영준 기자 = 정몽규(63) 현 대한축구협회장이 차기 축구회장 선거에서 압도적인 득표로 승리, 4연임에 성공했다.
정몽규 회장은 26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진행한 제55대 축구협회장 선거에서 유효 182표(무효 1표/총 선거인단 192명) 중 무려 156표를 받았다. 선거인단 과반의 지지 속 허정무(15표), 신문선(11표) 후보를 크게 따돌린 정 회장은 결선 투표 없이 당선됐다.
정 회장은 당선과 동시에 업무를 시작하며, 임기는 2029년 초 열리는 축구협회 정기총회까지다.
HDC 회장이자 부산 아이파크 구단주인 정 회장은 2011년 한국프로축구연맹 총재로 활동하다가 2013년 제52대 축구협회장 선거에 출마, 당시 허승표, 김석한, 윤상현 후보와 경쟁을 이겨내고 '축구 대통령'으로 뽑혔다.
이후 53대와 54대 축구협회장 선거에서는 단독 입후보해 회장직을 유지했다.
정 회장은 12년 만에 경선으로 펼쳐진 55대 축구협회장 선거에서 다시 축구인들의 선택을 받아 4년 더 한국 축구를 이끌어가게 됐다. 예상보다 훨씬 많은 표를 받았다는 게 현장의 반응이다.
당선증을 받은 정 회장은 "이번 겨울 마지막 추위는 유난히 길고 추웠다. 어서 날씨도 풀리고, 축구계에도 봄이 왔으면 좋겠다"고 인사했다.
이어 "이번 선거에서 축구인들의 높은 참여율을 보았고 고른 지역과 분야에서 지지를 해주셔서 더더욱 커다란 책임을 느낀다"며 "앞으로 약속한 공약을 하나하나 철저히 지켜가도록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같이 레이스를 뛰었던 신문선 후보님, 허정무 후보님께도 감사드린다. 앞으로 더 조언을 듣고 더 잘하도록 노력하겠다"며 "선거가 늦춰져서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늦었지만 차곡차곡 하나하나 더 열심히 잘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현직 프리미엄'을 안은 정 회장은 선거 전부터 유력한 당선 후보로 점쳐졌지만, 과정이 순탄하지 않았다.
정 회장은 지난 2023년 3월 승부조작으로 제명된 축구인을 포함한 축구인 100명 기습 사면을 진행, 큰 논란을 일으켰다. 지난해에는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과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 관련 불공정 및 월권 의혹에 휩싸였고, 이에 따라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국회로 불려가 국회의원으로부터 질타도 받아야 했다.
또 문화체육관광부는 각종 논란에 휩싸인 축구협회에 대한 특정감사를 실시한 뒤 정 회장에 대해 운영 부실에 대한 책임을 물어 자격정지 이상의 중징계를 요구했다.
그러나 정 회장은 정면 돌파를 택했고,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 연임 심사를 통과한 뒤 본격적인 선거 운동에 나섰다.
출마를 결심한 뒤에도 위기는 계속됐다. 당초 지난달 8일 열릴 예정이던 축구협회장 선거가 절차적 하자 문제를 드러내 허정무 후보가 낸 선거 금지 가처분 인용과 선거운영위원회 전원 사퇴 등으로 파행을 겪었다. 정 후보 역시 문체부가 축구협회에 대한 특정감사 재심의를 기각하면서 후보 자격을 잃을 위기에 처했다. 중징계를 받은 임원의 경우 회장 선거에 나설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축구협회가 서울중앙지법에 낸 문체부 특정감사 처분 집행정지 신청이 인용돼 정 회장은 후보 자격을 유지, 완주할 수 있었다.
정 회장은 선거 직전 소견 발표에서 "강도 높은 내부 혁신을 통해 축구협회의 신뢰를 회복하고 한국 축구의 경쟁력과 위상을 높이겠다. 또 1~7부리그까지 디비전 승강 시스템을 완성해 축구 저변을 확대하고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를 축구 미래 발전 사업을 위한 플랫폼으로 만들겠다"고 공약을 밝혔다.
앞선 재임 기간 2017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유치,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 건립 추진 등 업적을 남긴 정 회장은 2031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과 2035 여자 월드컵 유치에 나서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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