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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용한의 역사 크루즈] 인류 역사를 바꾼 무기

임용한 KJ인문경영연구원 대표

드론 시대의 다음

(서울=뉴스1) 임용한 KJ인문경영연구원 대표 =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최초의 스타이자 충격은 드론이다. 전쟁 무기로서 드론의 개발은 이미 많은 나라에서 준비 중이었고 미국의 무인공격기 프레데터, 리퍼처럼 킬러 무인기처럼 실전에 투입된 무기도 있었다.

그러나 드론이 이처럼 파괴적인 위력을 발휘하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아니 인정하지 못했다는 표현이 옳을 것이다. 전 세계 군의 회의록이나 논문을 뒤져 보면 드론의 대활약을 이야기한 사람이 없지 않을 것이다. 다만 그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았을 뿐이다. 역사를 보면 아무리 뛰어난 현자의 말이라고 해도 선각자의 지적이 저절로 받아들여지는 법은 없다. 다수의 사람이 수긍하려면 체험으로 증명돼야 한다.

이 수긍의 대상에는 국민도 있다. 드론이 활약하기 전 킬러 로봇 논쟁이 있었다. 킬러 로봇이 곧 드론인데, 로봇이 사람을 죽인다는 사실에 많은 사람들이 정서적으로 적용하지 못했다. 그러나 드론이 병사들을 공격하고, 병사들이 무참하고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광경을 보자, 로봇(드론)이 사람을 죽인다는 충격을 로봇이 인간 대신 로봇을 공격하게 하자는 생각으로 바뀌었다. 이 전쟁에 끝나면 드론 무기, 킬러 로봇의 개발이 무기 개발 경쟁의 주축이 될 것이다.

인류 역사에서 시민의 권리가 신장하게 된 첫 번째 사건은 전쟁이었다. 전쟁이 커지고 늘어나면서 전사 계급이 그 사회에서 특별한 권리를 지니게 됐다. 그것이 기사, 영주계급을 낳기도 하고 광범위한 상층 시민층을 형성하게도 했지만, 크게 보면 전쟁에 참여해서 피를 흘리고 공동체를 보호하는 역할은 공동체에서 특별한 정치적 권력을 획득하게 하는 중요한 계기였다.

그렇다면 로봇 병사가 일반화되면 로봇 병사에게 참정권이나 인간의 권리를 주게 될까. 그런 날까지 올지야 모르겠지만, 특별한 무기가 전쟁의 양상을 바꾸면 사회의 양상에도 영향을 미친다. 로봇 전쟁이 미칠 영향은 다음 세대에게 미루고, 인류 역사의 경험 속에서 신형 무기의 등장이 사회 변화를 초래한 사례를 살펴보겠다.

여자와 아이도 전사가 될 수 있다

총이 처음 개발되었을 때, 사람들은 이런 문구를 되뇌며 경악했다. 플레이트 갑옷을 장착하고, 중장갑을 한 말을 탄 기사는 수십명의 보병을 거뜬히 압도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총은 운이 좋다면 방아쇠 당기는 법만 배운 사람도, 10년 이상의 수련이 필요한 기사를 한 번에 까꾸러트릴 수 있었다.

하지만 여자와 아이도 전사로 만들 수 있었던 최초의 무기는 총이 아니라 총이 도태시킨 무기 즉 활이었다. 초기의 활은 그리 강력하지는 않았겠지만, 그래도 무기가 돼 주었고, 활을 당길 수 있는 사람은 모든 전사를 위협할 수 있었다.

물론 활이 총만큼 충격적인 사회변화를 초래하지는 않았다. 그래서 여성과 아이가 전사로서 남성과 동등한 대우를 얻어내거나 전사로서 자격을 인정받기에는 시간이 걸렸다. 활이 변화에 기여한 건, 무기 이전에 혁신적인 사냥도구로서의 성능 덕분이었다.

농경과 목축이 충분히 개발되기 전에 인류는 수렵을 통해 식량을 얻었다. 초기에 사냥꾼들은 코끼리, 들소, 사슴과 같은 덩치가 있고 무리 생활을 하는 동물들을 주로 사냥했다. 이런 동물들은 인내력과 체력이 강해 사냥이 쉽지 않았고 그만큼 위험했다. 구석기 시대에 그려진 스페인의 쿠스코 동굴 벽화에는 사냥을 하다가 들소에서 살해당하는 사람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그 들소는 사냥꾼이 던진 창에 내장이 터져 나오는 치명적인 상처를 입었지만, 굴하지 않고 사냥꾼을 공격해 쓰러트렸다.

이런 동물들과 싸워야 하는 구석기 시대의 사냥꾼들은 빠르고 강인해야 했으며, 무엇보다도 동물의 생태와 급소를 연구하고, 쿵푸를 단련하듯이 연습해야 했다. 쿠스코보다 더 먼저 발견된 알타미라 동굴 벽화에는 창에 찔려 상처를 입은 들소의 그림이 있는데, 들소의 상처는 그냥 시각적 효과를 위해 그린 것이 아니라 사냥꾼들이 들소를 공격할 때 노려야 하는 공격 포인트를 짚어 주고 있다.

이렇게 노력했지만 거대 동물 사냥은 사냥에 성공한다고 해도 배부르게 포식할 수 있는 날은 많지 않았다. 계절에 따라 이동 생활을 해서 사냥철이 정해져 있었고, 한 번에 수백 ㎏의 고기를 제공한다고 해도, 저장이 쉽지 않고, 피 냄새는 굶주린 맹수와 온갖 동물들을 불러 모았다.

일 년 내내 인간의 근처에 살고 있고, 사냥하기에 위험하지도 않고, 고기의 양은 비교할 바가 안되지만, 굶주리지 않을 정도의 고기는 제공해 주는 손쉬운 사냥감이 사람들의 주변에 널려 있었다. 새, 토끼, 뱀, 쥐 등이다. 이런 동물 사냥은 위험하지 않지만, 작은 동물은 힘이 약한 대신에 빠르다. 전혀 잡을 수 없었던 건 아니지만 별로 효과적이지 않았다. 심지어 물고기도 섬유를 만들어 그물로 잡아 올리기 전에는 잡기가 쉽지 않았다.

세계는 공평하지 않아서 지역에 따라서는 별다른 도구를 사용하지 않아도 새든, 물고기든 편하게 잡아 올릴 수 있는 곳도 있기는 했다. 그러나 대다수의 지역에서 사냥은 쉽지 않았고, 힘이 있는 사람은 너나 할 것 없이 하루의 모든 시간을 식량 채취에 쏟아부어야 했다.

누군가가 발명한 활은 일상의 식량 조달 사업에서 혁신을 일으켰다. 식량 조달이 쉬워지면서 먹거리 조달 행위에서 해방된 노동력은 전사, 기술자가 되어 이웃 부족의 약탈이나 기술 발전, 도구 발전에 시간을 투여할 수 있게 되었다.

사람들이 더 멀리, 더 많이, 더 오래 작업이나 약탈 행동에 노동력을 투입할 수 있게 되면서 방어시설, 무기, 생산활동 모든 면에서 경쟁이 발생하고, 경쟁과 성공이 집단의 생존에 직결되는 요인이 됐다. 경쟁에서 도태된 사람들은 소멸하거나 강한 자에게 복속해야 했다. 그렇게 되면서 사회는 더욱 조직화 되고, 상위의 권력인 국가의 성립으로 나아갔다.

뮬란과 아마조네스

이 과정에서 필요한 제품이 활만은 아니었지만, 활이 대단한 기능을 했던 건 분명하다. 그 결과로 활의 개발, 성능개량에 인류는 부단히, 경쟁적으로 노력했다. 마침내 탄생한 획기적인 신형 활은 동물의 뼈, 뿔로 활의 골격을 만들고, 힘줄을 아교로 골격에 붙여 탄력을 부여하고, 기타 여러 가지 다른 재료를 복합해서 제작하는 복합궁이었다. 복합궁도 재료에 따라서 성능에 큰 차이가 나지만, 오랜 노력, 다양한 소재와 여러 경로에서 발전해 온 기술이 결합한 혁신적 제품이었다.

활이 전장에 등장했음에도 여성과 아이가 전사로 대접받지 못한 이유는 백병전을 수행하거나, 대체할 수 없는 제한적인 기능 때문이었다고 생각된다. 이 약점은 총이 등장하고 나서야 해결되지만, 일부 문명권에서는 여성을 전사화하는 데 성공했다.

여성 전사의 상징이 아마조네스다. 아마조네스의 본고장은 아마존 정글이 아니라 카프카즈 산맥 일대였다. 그리스인들은 이 지역에 강력한 여성 전사들이 살고 있다고 기록했다. 이 전설은 아직 100%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중앙아시아까지 광범위한 지역에서 여성 전사의 무덤이 발굴되고 있다는 소식이 간간이 들려온다.

발굴이 아니라도 이 기록을 터무니없다고 취급하기에는 은근히 사실적이다. 일단 그리스 전설에 여성 전사들은 기병인 경우도 많다. 아마조네스의 상징이 초승달 방패인데, 초생달형 방패는 기병용 방패일 가능성이 높다.

유목 부족들은 인구가 적고, 모두가 전사이며, 여자와 아이들도 말을 탈 줄 알아야 했다. 중국 고대의 능에서는 몽골족 계통으로 보이는 여성 기병을 묘사한 토용이 발굴된다. 여성의 체력과 활의 성능으로 인한 백병전에서의 약점을 복합궁이라는 강력한 활과 기마의 기동력으로 상쇄한 경우가 아마조네스이고, 뮬란 전설의 배경이라고 생각된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렇게 여성의 전사화가 성공한 집단에서는 오히려 문명 발달이 늦었다. 여성의 전사화가 이루어진 곳은 유목 지대였다. 유목이라는 특수한 환경이 활과 말을 결합해서 여성의 전사화를 낳았지만, 정착사회에서 활이 사회 변화에 기여한 기능, 노동력의 절감과 잉여 노동력의 문명과 기술 개발에 투입이라는 결과를 낳지 않았다. 이것도 다양한 상황이 있겠지만 극단적으로 비교하면 그렇다.

활의 경우를 보면 무기로서의 성능 발달이 반드시 사회 변화에도 같은 비율로 긍정적 효과를 미치지는 못한다. 그 무기를 이루는 기술, 무기로 인해 전술이 바뀌고, 사회 구조에 영향을 미치는 내용이 희한하게 사회의 특정 요소를 자극하고, 생활과 사회를 바꾼다.

이 글의 서두에서 드론과 로봇을 거론한 이유가 이것이다. 전쟁에서 기계와 인간의 대결에 사람들은 충격을 받지만, 드론에 투입되는 기술, 로봇에 투입되는 기술은 인간의 존재와 기능, 사회적 역할을 혁신적으로 바꿀 기술들이 집약되고 있고, 마치 뼈와 아교가 만나 복합궁이 탄생하듯이 그 기술들이 로봇에 집약되면서 사회의 운영 방식, 인간관계의 변화를 초래할 제품이나 기술이 탄생할 수 있다. 이런 것에 주목하고 더 빨리 체험하는 집단이 다음 세대의 승자가 될 것이다.

yhkmy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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