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지도자로 냉전 시대의 영국을 이끈 '철의 여인' [역사&오늘]
5월 4일, 마거릿 대처 英 첫 여성 총리 선출
- 김정한 기자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1979년 5월 4일, 영국 정치사에 한 획을 긋는 사건이 발생했다. 바로 보수당의 마거릿 대처가 영국 최초의 여성 총리로 선출된 것이다. 이는 오랫동안 남성 중심이었던 영국 정치계에 거대한 변화를 예고하는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변호사 출신의 대처는 1959년 국회의원에 당선된 이후 꾸준히 정치적 입지를 다져왔다. 강인한 의지와 확고한 신념으로 '철의 여인'이라는 별명을 얻으며 보수당 내에서 강력한 지도력을 발휘했다. 그는 만연한 사회주의적 경향과 경제 침체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을 견지하며 자유 시장 경제와 작은 정부를 주창했다.
1979년 총선에서 보수당은 노동당 정부의 경제 실정, 잦은 파업 등으로 인한 국민들의 불만을 등에 업고 압승을 거뒀다. 대처는 총리 수락 연설에서 "조화가 있는 곳에 진실이 있고, 진실이 있는 곳에 평화가 있으며, 평화가 있는 곳에 신이 계신다"라는 성 프란체스코의 말을 인용하며 통합과 화합을 강조했다.
대처의 총리 취임은 영국 사회 전반에 걸쳐 큰 영향을 미쳤다. 그는 대대적인 국영 기업 민영화, 노동조합의 권한 축소, 복지 시스템 개혁 등 강력한 정책들을 추진하며 영국 경제의 구조적인 변화를 이끌었다. 이러한 정책들은 찬반양론을 불러일으키며 격렬한 논쟁을 야기하기도 했지만, 그의 강한 리더십은 영국 정치사에 깊은 족적을 남겼다.
대처의 총리 선출은 단순한 정권 교체를 넘어, 여성의 정치 참여 확대와 지도력 발휘 가능성을 전 세계에 보여준 상징적인 사건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의 등장은 오랫동안 뿌리 깊었던 성별 고정관념에 도전하며 수많은 여성에게 영감을 줬고, 이후 여성 정치 지도자들의 등장을 위한 길을 열었다.
오늘날 '철의 여인' 대처의 강렬했던 리더십과 파격적인 정책들에 대한 평가는 여전히 논쟁의 대상이다. 하지만 영국 최초의 여성 총리로서 그가 보여준 카리스마 넘치는 행보는 여전히 세상에 깊이 각인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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