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준은 매우 중요한 예술가…아르코·게티, 공동연구 펼칠 것"
아르코, 美 게티연구소 22일 파트너십 체결
故 백남준 프로젝트 및 하계 레지던시 운영 예정
- 정수영 기자
(서울=뉴스1) 정수영 기자
"백남준은 한국뿐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매우 큰 족적을 남긴 예술가입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중요한 예술가 중 한 명인 백남준과 그가 주도한 아방가르드(전위예술) 운동을 중심으로 협력을 시작하게 돼 무척 기쁩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아르코)와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위치한 게티연구소가 국제 협력 및 기관 교류 활성화를 위한 첫발을 내디뎠다. 아르코와 게티연구소는 22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예술가의집에서 '한·미 간 미술 연구 파트너십'을 맺었다. 양국의 미술사 연구를 진전시키고 두 기관 연계를 강화하기 위해서다.
아르코와 게티연구소는 이번 파트너십 체결을 통해 향후 두 가지 분야에서 협력을 추진한다.
먼저 2032년 '비디오 아트의 선구자' 백남준(1932~2006) 탄생 100주년을 기념, 그의 데이터와 작품을 연계함으로써 문화 간 협력을 강화한다.
이날 앤드루 페르척 게티연구소 부소장은 "게티에는 백남준의 플럭서스(1960~70년대 전개된 전위예술 운동), 피아니스트 데이비드 튜터, 작곡가 존 케이지 등과 협업했던 자료들이 있다"며 "이 자료들과 한국에 있는 백남준의 방대한 데이터를 연결하는 작업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올가을 아르코 실무진은 게티연구소를 방문해 아카이브와 연구 사업, 국제교류 사례를 직접 살펴볼 계획이다. 이후 게티연구소 측도 아르코와 백남준아트센터 아카이브를 방문해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또한 한국 연구진을 지원하는 '아르코-게티 하계 레지던시'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페르척 부소장에 따르면, 오는 2026년부터 3년간 매년 여름 한국의 예술가 또는 문화인사 1명을 선정해 게티연구소에서 연구활동을 펼치고 다양한 국적의 학자들과 교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아르코 관계자는 이 프로그램과 관련해 "현재 레지던시 기간은 조율 중이며, 향후 연간 공모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병국 아르코 위원장은 "한국의 예술지원시스템에 대해서 벤치마킹하려는 나라들이 많다, 평균 한 달에 한두 나라가 (아르코를) 방문할 정도"라며 "앞으로 국가 간, 기관 간 네트워킹을 확장하는 것이 우리 예술인들의 역량을 세계로 뻗어나가게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르코는 공공 기관이고 게티연구소는 민간 기관인데, 공공과 민간이 협력할 때 어떤 시너지가 나올지는 예측할 수 없다"며 "그런 점에서 게티연구소와의 파트너십 체결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고 밝혔다.
아르코와 게티연구소는 이번 협력을 발판으로 백남준뿐 아니라 상호 관심 분야에 대해 한국과 로스앤젤레스를 오가는 국제 심포지엄, 학술 대회, 전시, 출판 등을 공동 모색할 예정이다.
한편, 게티연구소는 J. 폴 게티 트러스트(J. Paul Getty Trust) 산하의 세계적 예술연구기관으로, 방대한 도서관과 특별 소장 자료 등 전문성과 다양성을 갖춘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국립문화유산연구원과의 협력을 시작으로 한국 기관과 첫 공식 파트너십을 체결한 바 있다.
아르코는 1973년에 설립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으로 한국의 문화예술 생태계를 조성하고 국민 예술향유권 향상을 위해 다양한 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다. 아르코·대학로예술극장, 아르코미술관, 아르코예술기록원, 아르코예술인력개발원,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등 국내외 주요 플랫폼을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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