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 과거의 갈등을 뒤로하고 미래로 나아가다 [역사&오늘]
5월 24일,아일랜드 내전 종식
- 김정한 기자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1923년 5월 24일, 아일랜드 내전이 공식적으로 종결되면서 아일랜드의 현대사에서 격동적인 시기가 막을 내렸다. 이날은 아일랜드가 내부 분열을 치유하고 통일된 미래를 건설하기 시작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됐다.
아일랜드 내전은 1921년 앵글로-아일랜드 조약에서 비롯됐다. 이 조약은 아일랜드의 독립을 인정했지만, 북아일랜드 6개 카운티를 영국에 남겨두고 아일랜드 독립국가에 대한 충성 맹세를 요구하면서 아일랜드 공화국군(IRA) 내에서 깊은 분열을 야기했다. 마이클 콜린스와 아서 그리피스가 이끄는 조약 찬성파는 이를 현실적인 타협으로 보았지만, 에이먼 데 발레라가 이끄는 조약 반대파는 이를 공화주의 이상에 대한 배신으로 여겼다.
1922년 6월, 아일랜드 자유국 정부군과 IRA 조약 반대파 사이에 전면적인 충돌이 발생했다. 이 분쟁은 독립을 위한 오랜 투쟁 끝에 찾아온 평화를 갈망하던 아일랜드 국민들에게 큰 고통을 안겨줬다.
내전 종식은 조약 반대파 IRA의 참모총장인 프랭크 에이켄의 공격을 중단 명령과 함께 이루어졌다. 이는 공식적인 항복은 아니었지만, 사실상 내전의 종결을 의미했다. 에이켄은 성명에서 더 이상의 무력 충돌은 무의미하며, 공화주의의 대의는 다른 수단을 통해 추구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내전은 아일랜드 사회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 수천 명이 사망하거나 부상을 입었고, 경제는 황폐해졌으며, 한때 연합했던 동지들 사이에 쓰라린 분열이 생겼다. 마이클 콜린스와 아서 그리피스 등 아일랜드 독립운동을 이끌었던 주요 인사들이 내전 중에 사망했다.
내전 종식은 아일랜드가 국가로서의 기반을 다지고 민주 제도를 발전시키는 계기가 됐다. 조약 찬성파는 시련을 겪으면서도 정권의 틀을 잡았고, 이는 궁극적으로 오늘날의 아일랜드 공화국으로 이어졌다. 조약 반대파 중 상당수는 정치 과정에 참여하게 됐고, 에이먼 데 발레라는 수십 년 후 아일랜드의 총리가 됐다.
acenes@dqdt.shop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