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원으로 이름 찾은 '조선 8폭 병풍', 리움에서 만난다
국외재단·삼성문화재단, '평안감사도과급제자환영도'와 '활옷' 특별전
리움미술관 4월 6일까지 전시
- 김정한 기자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삼성문화재단과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국외재단)은 '국외소재 문화유산 보존지원 프로그램' 특별전을 11일부터 4월 6일까지 리움미술관 M1, 2층에서 연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일 작품은 미국 피바디에섹스박물관이 소장 중인 '평안감사도과급제자환영도' 8폭 병풍 및 '활옷'이다.
'평안감사도과급제자환영도'는 삼성문화재단이 1억 원 상당의 재료비를 지원하고 기술 재능 기부로 약 16개월간 복원 작업을 진행했다. 사립 미술관이 국외 소재 한국 문화유산 보존을 지원한 최초 사례다.
삼성문화재단 관계자에 따르면 2023년 11월 국내로 반입된 후 2025년 2월까지 보존처리를 진행하면서 그림의 순서를 다시 찾아냈다. 또한, 충해로 인한 결손 부분 1만 곳을 메꾸는 등 훼손, 꺾임, 갈라짐, 오염 등 손상을 최대한 복구했다.
'평안감사도과급제자환영도'는 1826년 평안감사가 도과 급제자를 위해 벌인 대동강 뱃놀이 축하 행사를 한 폭에 한 장면씩 시간 순서대로 그린 행사 기록화다. 관계자는 "사실에 기반한 관청 의례, 서민의 일상, 평양의 풍속과 풍물에 대한 세부 묘사가 매우 치밀해 사료적 가치도 높은 보물급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19세기 조선시대 병풍인 '평안감사도과급제자환영도'는 이번 복원 작업을 통해 한국에 알려진 지 30년 만에 올바른 순서와 이름을 찾을 수 있었다. 이 병풍은 1994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개최한 특별전 '유길준과 개화의 꿈'에서 임의의 순서 낱장 형태로 공개, '평안감사 향유도'로 소개됐다.
함께 전시되는 18~19세기 '활옷' 조선시대 여성들의 예복 중 하나로, 19세기 말부터는 왕실뿐 아니라 사대부가와 평민 여인들이 모두 입었던 전통 혼례복이다. 현재 국내에 30여 점, 국외에 20여 점 등 50여 점이 남아 있다.
이 활옷은 2023년 11월 국내로 들어와 지난해 11월까지 약 13개월간 단국대학교 석주선기념박물관에서 보존처리를 진행했다.
류문형 삼성문화재단 대표이사는 10일 서울 용산구 리움미술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삼성문화재단은 우리 문화유산의 체계적인 보존처리 기술과 연구를 위해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보존·복원기술을 축적해 왔다"며 "앞으로도 해외에 있는 소중한 우리 문화유산을 최상의 상태로 복원하고 우리 문화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는 데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정희 국외재단 이사장은 10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앞으로도 국외에 있는 우리 문화유산이 보다 온전히 보존되고 현지에서 널리 소개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피바디에섹스박물관은 1799년 개관 이후 220년 이상 운영된 미국 내 가장 오래된 박물관 중 하나다. 이번에 전시되는 '평안감사도과급제자환영도'와 '활옷'은 1883년 피바디에섹스박물관이 고종황제의 고문인 파울 게오르그 폰 묄렌도르프로부터 한국 유물 225점을 사들이는 과정에서 포함된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유길준이 유물을 분류를 도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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