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껍아 두껍아"로 선보이는 베니스비엔날레 국제건축전 '한국관'
제19회 국제건축전, 5월 10일 개막…한국관 9일 오픈
- 김정한 기자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두껍아 두껍아 / 헌 집 줄게 / 새 집 다오 /두껍아 두껍아 / 물 길어 오너라 / 너희 집 지어 줄게 /두껍아 두껍아 / 너희 집에 불났다 / 쇠고랑 가지고 뚤레뚤레 오너라.
한국문화예술위원회(아르코)는 5월 10일 개막하는 2025 베니스비엔날레 제19회 국제건축전에서 전래동요 '두껍아 두껍아'로 한국관 전시의 에피소드를 풀어낸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측은 17일 서울 대학로 아르코 미술관에서 기자간담회를 '두껍아 두껍아: 집의 시간'을 테마로 한 한국관 전시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올해 한국관 전시는 한국관 개관 30주년을 맞아 고(故) 김석철과 프랑코 만쿠조가 공동 설계한 한국관의 건립 과정과 의미를 조망한다. 동서양 모두에서 '변화'와 '재생'을 상징하는 두꺼비를 화자로 등장시켜 한국관이 지닌 베니스비엔날레 국가관의 전통적 가치, 건축적 의미, 지속 가능성 등을 보여준다.
올해 한국 전시관의 예술감독은 역대 최연소인 30~40대로 구성된 CAC(Curating Architecture Collective: 정다영, 김희정, 정성규)가 공동으로 맡는다. 김현종(아뜰리에케이에이치제이, 박희찬(스튜디오히치), 양예나(플라스티크탄타스티크), 이다미(플로라앤파우나) 등도 작가로 동참한다.
한국 전시관은 두꺼비 전래동요에서 '헌집'을 '새집'으로 바꾼다는 구절을 통해 네 명의 작가가 한국관을 해체하고 재조립하는 것에 대한 의미를 풀어낸다. '헌 집'을 '‘새 집'으로 바꾸는 것을 생명력의 지속이라는 관점에서 이야기한다. 또한 "두꺼비집에 불났다"는 위기 상황은 한국관이 처한 한계에 대한 반성이자 베니스비엔날레에 던지는 기후 변화 등 환경 문제의 화두다.
한국관 건축은 크게 두 내용으로 구성된다. 첫 번째 구성은 기존 한국관을 공간적·시간적 맥락에서 돌아본다. 전시관 내 내용물의 각 요소에 대한 정보와 전체적인 배치도를 함께 전시해 한국관이 지향하는 상호 조화성과 자연 친화성을 이야기한다. 또한 한국관의 과거, 현재, 미래를 담은 영상도 보여준다.
두 번째 구성은 김현종, 박희찬, 양예나, 이다미 등 네 작가가 참여하는 작업이다. 이들은 국가 정체성 문제보다는 한국관 건립 조건을 부각한다. 이를 통해 나무를 중시하는 한국관의 기본 설계 지침이 나무로 된 기단 위에 건설된 베니스라는 도시의 계획 지침과 자연스럽게 연결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은 베니스비엔날레가 열리는 지르다니 공원에 지어졌다. 공원 내 오래된 벽돌 건물을 중심으로 증축됐으며, 주변의 나무 등 자연물을 훼손하지 않는 제약 조건을 지켜 만들어졌다. 그 결과 탄생한 한국관은 '집의 정원'과 비슷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편, 한국관 전시개막식은 5월 9일 오후 2시(현지 시각) 카스텔로 공원 한국관에서 개최된다. 같은 날 오후 5시에는 퀘리니 스탐팔리아 오디토리움에서 한국관 30주년 건축포럼도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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