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화조화의 정수"…대구간송미술관, 개관 첫 기념전 '화조미감'
화조화 37건 77점 전시…전시기간 30일 ~ 8월 3일
- 김정한 기자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대구간송미술관은 개관 이후 첫 번째 기획전으로 조선 시대 화조화의 아름다움을 깊이 있게 조망하는 '화조미감'을 이달 30일부터 8월 3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조선 중기부터 말기까지 시대적 미감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화조화 37건 77점(보물 2건 10점 포함)을 엄선해 선보인다. 한국적인 화풍을 꽃피운 화가들의 작품을 통해 조선 시대 화조화가 지닌 독자적인 아름다움을 관람객들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이번 전시는 총 3부로 구성되어 16세기부터 19세기까지 시대별 화조화의 흐름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기획됐다.
1부 '고고(孤高), 화조로 그려진 이상'에서는 조선 중기 문인 화가들이 즐겨 그렸던 고요하고 맑은 분위기의 새 그림들을 통해 그들이 자연에 투영하고자 했던 고결한 삶의 가치를 엿볼 수 있다. 김식, 김시, 조속 등 당시 문인들의 정신세계와 예술관을 섬세하게 그려낸 화조화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
2부 '시정(詩情), 자연과 시를 품다'에서는 조선 후기 화조화의 다채로운 면모를 조명한다. 간결한 문인화풍의 화조화와 함께 대상의 생생함을 담아낸 사생풍의 채색 화조화가 서로 조화를 이루며 발전했던 18세기 화조화의 풍성한 흐름을 감상할 수 있다.
3부 '탐미(耽美), 행복과 염원을 담다'에서는 길상적인 의미와 화려한 장식미를 특징으로 하는 조선 말기 화조화를 만나볼 수 있다. 전통 양식과 청나라 화풍을 융합해 독창적인 화조병풍을 유행시킨 장승업 등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이번 전시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부분은 18세기 진경시대를 대표하는 거장, 겸재 정선과 단원 김홍도의 화조화를 집중적으로 감상할 수 있는 특별 공간이다. 두 대가는 화조화에서도 한국적인 정서를 담아낸 독자적인 화풍을 구축하며 '진경화조'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겸재 정선의 '화훼영모화첩'은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예술 작품 보존 프로젝트의 지원을 받아 2년에 걸친 보존 처리 과정을 거친 후 이번 전시를 통해 최초로 전체가 공개된다. 더불어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신사임당의 '초충도' 병풍과 이징의 '산수화조도첩'이 함께 전시된다.
단원 김홍도의 작품 또한 조선 후기 화조화의 절정을 보여준다. 보물로 지정된 '병진년화첩'과 유사한 소재가 등장하는 간송미술문화재단 소장 '산수일품첩'을 함께 전시해 김홍도 화조화의 최전성기 기량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도록 구성됐다.
전인건 대구간송미술관장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지만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동반자인 꽃과 새를 그린 화조화를 통해 한국 고미술의 아름다움과 한국적인 미감을 깊이 느껴보기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전시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세계적인 공간 디자이너 양태오가 전시장 설계를 맡아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감각적인 공간을 연출했다. 또한, 배우 임수정과 방송인 겸 사업가 마크 테토가 국문 및 영문 오디오 가이드 녹음에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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