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면의 창으로 열린 희망의 서사"…최제이 '바람 없는 집'展
호리아트스페이스 6월 14일까지
- 김정한 기자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최제이 작가의 개인전 '바람 없는 집'이 호리아트스페이스에서 6월 14일까지 관객들을 기다린다.
이번 전시에서 최제이는 '바람'과 '집'이라는 상징적 이미지들을 통해 작가 개인의 내면과 감각의 흐름, 그리고 삶의 전환을 조용히 드러낸다.
작가는 풍경을 클로즈업하고 하늘을 더욱 넓게 펼쳐낸다. 과거 멀리서 응시하던 시선은 이제 집 안에서 세상을 향해 열리는 내면의 창으로 전환된다. 바람은 더 이상 고통의 은유가 아닌, 감정의 결을 따라 흐르는 내면의 리듬으로 변하고, 집은 단순한 은신처를 넘어 희망의 지점으로 탈바꿈한다.
최제이는 즉흥적인 붓질로 작업을 전개하며, 감각에 온전히 의존하는 독특한 방식을 택한다. 화면 위의 바람은 반복과 지움, 다시 그리기를 통해 시간과 감정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아낸다.
이러한 과정은 단순한 회화적 기술을 넘어, 몸의 감각을 통해 세계를 직관하는 작가만의 깊이 있는 실천이 된다. 프랑스 철학자 메를로-퐁티가 말했듯이, 지각은 몸을 통해 이루어진다.
작가의 작업은 바로 이런 몸의 움직임과 감각의 흐름과 같다. 그리고 '정신적 생명'처럼 삶의 복잡한 모습들과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지난 3년간 일관되게 그려온 바람과 집의 이야기에서 새로운 전환점을 보여준다. 보다 가까워진 풍경, 확대된 하늘, 그리고 열린 집은 관람자가 자신의 내면을 응시하고 세계를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게 만드는 감각의 창이 된다.
최제이의 작품들은 조용하고 섬세하지만 깊은 울림을 준다. 그의 작품 세계가 관람객들에게 삶의 고요한 통찰과 깊은 감정의 여운을 선사한다.
최제이는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판화과와 동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13회의 개인전을 개최하고 60여 회 이상 단체전 및 기획전에 참여했다.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정부미술은행,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경기미술재단, 수호갤러리, 쉐라톤 워커힐 애쉬톤, 신협중앙회연수원, 사키미 아트 뮤지엄(일본 오키나와) 등 국내외 기관 및 개인 컬렉션에 소장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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