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례상 음식 줄여도 비용은 더 늘어"…부전시장 손님도 상인도 '한숨'
- 장광일 기자

(부산=뉴스1) 장광일 기자 = "구경하는 사람은 많아도 물건을 사는 사람은 없어요."
설 연휴를 일주일 앞둔 21일 낮 부산 부산진구 부전시장에서 만난 한 상인은 "물가가 너무 비싸서 우리집부터 차례를 안챙기는데 다른 집이라고 별 수 있겠나 싶으면서도 구경만 하고 가니까 야속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낮 부전시장은 시장을 찾은 방문객들로 북적였다. 이에 바쁘게 움직이는 상인도 있는 반면 가만히 앉아서 사람들을 바라보고 있는 상인도 쉅게 볼 수 있었다.
김을 판매하는 한 상인은 말 없이 제품을 바라보고 있는 손님에게 '어디서 이런 김 쉽게 못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손님은 말없이 돌아섰고 상인은 '조금만 더 보고 가세요'라고 외쳤다.
이날 시장에서 차례상에 주로 올라가는 사과는 4~5개 1만 원, 배 1개 5000원, 곶감 12개 6000원, 애호박은 2000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참돔, 침조기 등 생선의 경우 냉장, 냉동, 건조 등 상태에 따라 1마리에 2000원~20000원의 가격대를 보였다.
명절에 찾아오는 가족을 위해 반찬 재료를 사러왔다고 밝힌 정 모씨(80대)는 "최근 남편이 별세해 이 참에 제사를 없앴다"며 "오늘 시장에서 판매되는 가격대를 보니까 다른 마트나 시장에 비하면 많이 싼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정씨는 "반찬거리를 사려고 왔는데 이것만 해도 돈이 엄청 나가게 생겼다"며 "만약 제사를 그대로 이어갔으면 어땠을지 생각만해도 아찔하다"고 했다.
시어머니와 시장을 찾은 50대 김 모씨는 "분명 얼마 전까지만 해도 차례, 제사상을 차리는데 30만 원 선이었다"며 "물가도 오르고 날이 갈 수록 힘들어서 상에 올릴 음식 수를 줄였는데 오히려 비용은 더 많이 들어갈 것 같다"고 한숨을 쉬었다.
그러면서 "이번 차례상 재료를 반 밖에 못샀는데 30만 원이 넘게 들었다"며 "50만 원까지는 생각을 해야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따르면 올해 4인 기준 설 차례상을 차리는 데 드는 비용은 전통시장이 평균 28만 7606원으로 나타났다.
전통시장의 27개 제수용품 중 2024년 설 명절과 비교해 11개 품목은 가격이 올랐고 16개 품목은 더 저렴했다.
가격 상승 상위 3개 품목은 △무(98.1%) △돼지고기 다짐육(10.3%) △떡국떡(9.7%) 등이었다. 가격 하락 하위 3개 품목은 △사과(-27.8%) △단감(-19.2%) △대파(17%) 등 순이었다.
한편 부산시는 물가 부담 완화를 위해 다음 달까지 동백전 캐시백 적립 한도를 월 50만 원으로 상향하고 캐시백 비율은 7%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또 1·2월 각 한 달간 동백전 20만 원 이상 사용자 4050명을 추첨해 정책지원금 3만 원을 지급할 예정이다.
아울러 1조 1830억 원 규모의 정책금융자금을 조기 공급해 경영 안정을 뒷받침하고 시·구·군 물가대책상황실을 운영해 물가안정에 총력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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