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뉴스1) 조아서 장광일 기자 = 반얀트리 해운대 부산 화재 사고로 숨진 희생자에 대한 장례 절차가 대부분 마무리된 가운데 일부 유족은 관계 기관의 책임 있는 태도를 촉구하며 발인을 연기하고 있다.

18일 부산시, 유족 등에 따르면 이번 화재로 숨진 작업자 김 모 씨(60대)와 조 모 씨(40대) 등 2명의 발인이 당초 이날 오전에서 19일 오후로 연기됐다.

사망자 6명 중 2명은 유족의 뜻에 따라 거주지인 서울과 경기에서 장례 절차가 진행됐으며, 부산에 빈소가 마련된 사망자 4명 중 2명은 각각 지난 17일과 이날 발인을 마쳤다.

사고가 난 지 닷새가 지났지만 가족을 잃은 슬픔과 아직 밝혀지지 않은 화재 원인, 시공사인 삼정기업의 소극적인 태도에 유가족은 분통을 터뜨렸다.

조 씨의 빈소가 차려진 직후부터 지금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는 작은아버지 A 씨(60대)는 "하루아침에 외동아들을 잃은 형님은 지병이 악화해 현재 빈소를 지키고 있기도 힘든 상태인데도 혹시라도 억울한 죽음이 될까 싶어 발인을 미루고 있다"며 "그런데도 원청인 삼정기업은 여태까지 공식적인 사과 한마디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뭐 때문에 출근한 지 일주일도 안 된 조카가 현장에서 죽었는지 알고 싶은데 경찰도, 시도, 노동청도 제대로 설명해 주지 않으니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은 채 발인만 하루 이틀 미루고 있다"며 "관계 기관에서 확실한 답변을 받을 때까지 발인을 계속 연기할 수밖에 없다"고 답답해했다.

숨진 김 씨의 딸 B 씨(30대)도 아버지의 동료들에게 들은 이야기를 토대로 "지난해 12월 중순쯤 준공 허가가 떨어진 뒤 비교적 급하게 작업 절차가 진행됐는데 안전모 착용 등에 대한 관리 감독도 전혀 없었다더라"며 "소방시설의 작동 여부와 사고 경위 등을 확실하게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초 이날 오전 예정됐던 발인 일정을 연기한 조 씨의 유가족은 공식적인 사과, 원인 규명, 보상 협의 등 사고 수습을 우선적으로 매듭지어야 한다는 뜻을 강조하며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

유족 측의 대리를 맡은 임병진 변호사(법무법인 태솔)는 "사고 규모나 관련 진술 등에 따르면 시공사가 책임을 면하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원청이 하도급 관계 등을 이용해 꼬리 자르기로 책임을 회피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마땅히 중대재해처벌법 등을 적용해 법적 책임을 질 수 있도록 대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6명이 숨지고 27명이 경상을 입은 대형 참사가 발생한 만큼 건설 현장을 관리·감독한 시공사의 책임 있는 태도와 후속 조치가 요구되지만 시공사인 삼정기업이 현재까지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삼정기업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유가족이 불편함 없이 장례를 치를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우선이며, 유족분들을 찾아뵙고 사과드리고 위로하고 있다"며 "아직 구체적인 화재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경찰과 노동청의 수사에 협조하고 있으며, 추후 수사 결과가 구체화하면 도의적인 책임을 지고 지역사회와 유족분들에게 공식적인 사과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사망자 6명은 모두 다른 하청업체 소속으로, 일부는 시행사(루펜티스)의 하청업체 소속이기도 하다"며 "보상의 기준이 모두 다르게 적용되기 때문에 구체적인 보상안은 아직"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부산시 재난안전대책본부는 시민안전보험과 산업재해 보상보험 등을 검토한 뒤 유가족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마련할 예정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주거지가 부산이 아닌 경우 대상에 포함되는 지 등 보험 신청 절차를 명확히 정리해 유가족이 원활하게 지원받을 수 있도록 안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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