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과수 "부산 반얀트리 화재, 1층 작업 중 발생한 불똥으로 시작"(종합)
경찰 "안전관리 위반 사항 중심 수사 중"…관계자 10여 명 입건
- 장광일 기자
(부산=뉴스1) 장광일 기자 = 부산 반얀트리 호텔 신축공사장 화재와 관련해 지상 1층 '배관실'(PT룸)에서 발생한 불똥이 지하 1층으로 튀어 불이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결과가 나왔다.
부산경찰청은 6일 백브리핑을 열고 지난달 27일 받은 국과수 감정 결과를 설명한 뒤 안전관리 위반 사항을 중심으로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국과수는 지상 1층 PT룸에서 발생한 불똥 등에 의해 바로 아래층인 지하 1층 수처리 기계실 천장의 배관의 보온제에서 불이 시작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결론을 냈다.
이 배관의 보온는 불에 잘 타지 않도록 막는 난연성 물질인 '발포 폴리에틸렌'으로 확인됐다. 다만 난연성 물질이 등급에 따라 성능이 다른 만큼 경찰은 이 발포 폴리에틸렌이 어느 정도의 성능인지 조사 중이다.
이런 가운데 화재 당시 발화 지점 주변에 '화재 감시자'가 없던 것으로 드러났다. 산업안전보건 규칙에 따르면 공사 현장에서 화재 위험성이 있는 작업이 진행될 경우 바로 옆에 화재 감시자가 배치돼야 한다.
또 화재 감지기, 통로 유도등, 시각 경보기 등 설계 도면 상엔 표기돼 있으나 실제로는 설치되지 않은 소방 시설이 다수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준공 허가를 받기 위해선 시공된 소방시설과 도면, 계산서 등 준공 도서가 일치해야 한다.
이에 경찰은 지난달 18일, 25일, 3월 4일 총 세 차례에 걸쳐 삼정기업, 기장군청을 비롯해 건설업체, 허가관련 기관 등 총 9곳에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장 관계자들에게 출국금지 명령을 내렸고 10여 명을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한 상태"라며 "입건된 사람 중 공무원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큰 틀에 대한 수사는 완료했으나 아직 현장 관계자에 대한 조사가 남아있어 현 단계에서 자세한 내용은 공개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한편 화재 당시 현장에서 대피한 작업자 A 씨는 뉴스1과 인터뷰에서 "다음 주 소방시설 점검을 앞두고 있어 화재 경보, 스프링클러 등 소방시설의 시운전이 자주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가연성 물질 등으로 불이 순식간에 번진 점, 대피한 작업자 중 옷이 젖어있는 사람이 없는 점 등 소방시설의 작동 여부가 쟁점이 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스프링클러가 작동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현장에는 물을 아래로 뿜는 하향식 스프링클러와 물을 위쪽으로 뿜어 비처럼 내리게 하는 상향식 스프링클러가 설치됐다.
이들 설비는 72도의 열을 받게 되면 작동한다. 하향식의 경우 스프링클러 헤드(머리 부분)에 설치된 고무마개가 빠지면서, 상향식의 경우 헤드 내부에 있는 유리가 깨지면서 물이 나오게 된다.
발화 지점 주변의 스프링클러에선 고무마개가 빠지거나 헤드 내부에 있는 유리가 깨진 것이 확인됐다.
다만 '수신기'에 물을 공급하는 밸브가 잠겨있었던 것으로 기록됐다. 수신기는 화재 감지기 등을 통해 신호를 받으면 화재 경보, 스프링클러 등 소방시설을 작동하게 하는 장치다. 현장에 설치된 'R형 수신기'의 경우 소방시설의 작동 여부 등에 대한 기록이 남는다.
소방 관계자는 "수신기의 기록이 있다고 해서 스프링클러가 완전히 작동하지 않았다고 단정 지을 수 없다"며 "화재 당시 현장 몇 곳에 물이 흐른 흔적이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 물이 배관에서 새거나 스프링클러 등에 남아있던 물이 흘렀을 가능성도 있다"며 "관계자 진술 등 조사를 통해 밸브가 잠겨있던 것이 맞는지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14일 오전 10시 51분쯤 부산 기장군 반얀트리 리조트 신축공사장에서 불이 나 6명이 숨지고 1명이 경상을 입었다.
ilryo1@dqdt.shop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