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연구진, 바이러스 면역반응 조절하는 단백질 스위치 발견
- 김종서 기자

(대전=뉴스1) 김종서 기자 =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생명화학공학과 김유식 교수와 미국 플로리다주립대 차승희 교수 공동 연구팀이 바이러스에 면역 반응을 조절하는 스위치 역할의 단백질을 찾아내는데 성공했다고 14일 밝혔다.
연구팀은 세포 내 미토콘드리아에서 유래한 이중나선 RNA가 면역반응을 증폭시키는 메커니즘을 규명, 이를 조절하는 단백질 슬러프(SLIRP)가 바이러스 감염과 자가면역질환 양쪽에서 '면역 스위치' 역할을 수행하는 것을 밝혀냈다.
자가면역질환은 면역 체계가 외부 침입자와 자기 조직을 구분하지 못하고 스스로를 공격하는 질환이다. 쉐그렌 증후군, 전신홍반루푸스 등으로 아직 명확한 발병 원인도 밝혀지지 않고 효과적인 치료제도 드물다.
연구팀은 바이러스 RNA와 유사해 감염 바이러스가 없어도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유전물질 미토콘드리아 이중나선 RNA(mt-dsRNA)에서 면역 반응을 증폭시키는 단백질 슬러프를 찾아냈다.
다양한 자가면역질환 환자의 조직과 바이러스 자극을 모사한 실험 결과 슬러프 단백질이 mt-dsRNA를 안정화시키고 축적시키는 역할을 해 면역 증폭의 핵심 인자임을 증명했다.
이번 연구는 슬러프 단백질의 기능을 바이러스 감염 및 자가면역질환이라는 상반된 환경에서도 검증했다. 인간 베타 코로나바이러스 OC43과 뇌심근염 바이러스 EMCV에 감염된 세포에서 슬러프를 억제했을 때 항바이러스 반응이 감소하고 바이러스 복제가 증가함을 확인했다.
반면 쉐그렌 증후군 환자의 혈액과 침샘 세포에서는 슬러프와 mt-dsRNA 발현이 높게 나타났고 슬러프를 억제했을 때 비정상적인 면역반응이 완화되는 경향도 관찰됐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슬러프 단백질이 mt-dsRNA를 기반으로 면역반응의 증폭을 유도하는 핵심 인자임을 규명했다"며 "특히 슬러프가 자가면역질환과 바이러스 감염에서 공통적으로 작동하는 면역 조절자라는 점에서 슬러프를 타깃으로 한 면역 균형 조절 전략이 다양한 질환에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셀 리포츠(Cell Reports)'에 지난 4월 19일 온라인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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