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서울캠퍼스서 '현미경 작가' 지호준 개인전
내년 2월까지 무료 관람
- 김종서 기자
(대전=뉴스1) 김종서 기자 =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사진작가이자 미디어작가인 지호준 산업디자인학과 겸임교수의 개인전 '빅 코인즈'를 19일부터 내년 2월 말까지 서울캠퍼스 경영대학 수펙스 경영관에서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에서는 교황 요한 23세가 새겨진 바티칸 동전에 2017년 경매에서 약 4억5000만 달러에 낙찰된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살바토르 문디'를 함께 배치한 작품 '프라이스드', 헬베티아가 새겨진 스위스 동전에 2차 세계 대전 당시 독일군이 사용했던 암호를 겹쳐 놓은 작품 '사이퍼드' 등 관객에게 다양한 해석의 가능성을 열어두는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현재 지호준 작가는 일상 사물을 광학현미경 또는 전자현미경으로 관찰하여 얻은 이미지를 활용하여 작품화하고 있다.
특히 세계 각국 동전의 현미경 확대 사진을 근현대사의 주요 뉴스 기사와 겹쳐 놓는 방식의 독특한 작품세계로 주목을 받고 있다.
윤여선 경영대학장은 "KAIST 미술관은 대전 본원에 있지만 여기 서울캠퍼스 경영대학에도 미술관이 큐레이션한 전시가 꾸준히 개최되고 있는데 지호준 작가의 이번 개인전으로 새로운 작품세계를 접하게 돼 기쁘다"는 뜻을 전했다.
석현정 미술관장은 "대학원 재학 시절 소속 연구실에서 키우던 강아지의 변을 현미경으로 관찰한 이미지를 겸재 정선의 '금강전도'와 연결해 작품화할 만큼 엉뚱하고 기발한 지호준 교수의 실험적 상상력은 곧 KAIST가 추구하는 방향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 작가는 "광학현미경과 전자현미경으로 들여다본 동전은 단순한 화폐가 아니라 시간과 권력이 새겨진 인류의 초상"이라며 "미세한 균열과 질감 속에 잠든 역사와 기억은 하나의 조형처럼 떠올랐다. 작은 금속 안에 숨어 있던 거대한 상상의 세계를 함께 열어보고 싶다"고 소감을 표했다.
이번 개인전은 KAIST 구성원은 물론 외부 관람객에게도 무료로 공개된다.
한편, 지 작가는 과학과 예술의 경계를 넘나드는 실험적인 작업을 국내외 여러 전시를 통해 선보여 왔다. 작품은 국제 학술 저널 디지털 크리에이티비티의 표지에 실린 바 있으며 주튀르키예 한국대사관, 서울시립미술관, 미국 911 메모리얼센터 등에 소장되며 작품성을 점차 인정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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