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정국 속 강경 메시지 내는 김영록 전남지사…호남대망론?
비상계엄 후 SNS 활용 정치 메시지 잇따라
- 전원 기자
(무안=뉴스1) 전원 기자 = 김영록 전남도지사가 탄핵 정국과 관련해 강경한 메시지를 내놓고 있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김 지사가 호남 대권주자를 노리는 포석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김 지사는 지난해 12월 4일부터 최근까지 자신의 SNS에 30여건의 메시지를 남겼다.
이 중 22건이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탄핵, 수사, 국정과 관련된 내용이고, 7건이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1건이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과 관련된 내용이다.
실제로 김 지사는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언 후 "민주주의를 80년 그 이전 군사정권 시절로 후퇴시켰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 탄핵소추안 표결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것과 체포 거부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가수 나훈아의 "왼쪽과 오른쪽이 서로 잘못했다고만 한다"는 발언에 가장 먼저 입장을 밝히면서 "양비론으로는 대한민국 정의를 바로 세울 수 없다"고 반박했다.
윤 대통령이 내란수괴로 구속 기소된 것에 대해 "법의 준엄한 심판으로 정의를 바로 세울 일"이라고 강조했다.
대부분 도정과 관련된 행보에 대한 글을 올려왔고, 비교적 합리적이고 온건한 성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김 지사가 강경 발언을 쏟아내는 것에 다양한 정치적 해석이 나오고 있다.
광주와 전남의 대표 정치인인 김영록 지사가 호남권 대권주자로 입지를 다지기 위해 강경한 목소리를 높이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높다.
실제로 김대중 대통령 이후 호남 출신 대통령은 없는 상태다. 탄핵 정국으로 조기 대선 이야기가 나오면서 다양한 대권 후보들이 거론되고 있지만 호남권 주자는 없는 것이 현실이다.
지역에서는 호남권의 목소리를 대변하기 위해서라도 김영록 지사가 대선 주자로 나서야 한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와 함께 김 지사의 최근 행보가 대선보다는 호남의 정치적인 목소리를 키우기 위한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해결해야 할 지역 현안이 많은 만큼 이를 정치적으로 풀기 위해 목소리를 높인다는 것이다.
완도 출신인 김영록 지사는 강진군수와 완도군수, 전남도 행정부지사를 역임한 후 18·19대 국회의원(해남·완도·진도), 농식품부 장관을 지냈다. 민선7기 전남도지사에 당선된 뒤 지난 2022년 재선에 성공했다.
행정의 달인으로 불린 김 지사는 신재생에너지 기반 마련, 우주산업 클러스터 기반 구축, 통합의대를 통한 전남권 국립의대 설립 추진 등 다양한 성과를 올리면서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취임 이후 전국 광역단체장 직무수행평가에서 대부분 1위를 차지하는 등 지역에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더불어민주당의 뿌리인 호남 출신 인사에 대한 대망론은 그동안 대통령이 1명밖에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정치적으로 영향력을 더 키워야 한다는 목소리로 나오는 것으로 보인다"며 "그 일환으로 지역의 대표 정치인인 김 지사의 대권 도전 이야기가 거론되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전남 현안을 추진해 왔던 만큼 이를 잘 진행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책임도 있기 때문에 김 지사의 대선 도전에 대한 고심은 더욱 깊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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