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딸, 언니들이 꽃 사왔어"…제주항공 참사 유가족들 오열·통곡
무안공항서 49재 합동위령제…"다시 반복돼선 안 될 일"
- 김동수 기자
(무안=뉴스1) 김동수 기자 = "내 딸, 너무 보고 싶다." "언니들이 꽃 사 왔어."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49재 합동위령제가 열린 15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은 희생자들에게 작별을 고하는 유가족들의 울음소리로 가득했다.
희생자 유가족들은 이날 오전 일찍부터 분향소를 찾아 분향과 헌화를 이어갔고 쏟아지는 눈물을 참지 못한 채 곳곳에서 통곡했다.
한 여성은 "내 딸, 너무 보고 싶다. 언니들이 꽃 사 왔어"라며 희생자 영정 앞에 꽃을 바치고 애통함에 차마 고개를 들지 못했다. 희생자를 애도하기 위해 묵념하는 그 순간에도 흐르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하고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 쥐었다.
박한신 대표를 포함한 유가족 대표단 6명도 슬픔에 가득 찬 표정으로 영정 앞에 헌화했다. 분향은 박 대표가 대표로 했다.
박 대표의 추모사가 이어지자 무안공항은 유가족들의 통곡 소리로 가득 찼다. 이들은 서로를 껴안고 어깨를 토닥이며 위로했다.
박 대표가 "끝까지 잊지 않겠다, 사랑하는 이들이여, 편히 쉬소서"라고 말하자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 유가족들은 그날의 아픔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 채 다시 한번 눈물을 쏟아냈다.
박 대표는 "제주항공 참사는 우리 사회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깊은 상처이자 다시 반복돼선 안 될 일이다. 무고한 생명들이 희생됐고, 남겨진 이들은 평생 감내해야 할 슬픔과 고통 속에 살아간다"며 울먹였다.
그는 "사랑하는 이들이 왜, 어떻게 떠나야 했는지 우린 반드시 그 진실을 밝혀야 한다"며 "모든 국민이 비행할 수 있는 안전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책임 있는, 제대로 된 대책을 세우도록 강력히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합동위령제는 희생자 애도 묵념을 시작으로 헌화 및 분향, 추모사, 49재 합동위령제, 씻김굿 순으로 진행된다. 오후에 시작되는 씻김굿은 유가족 요청에 따라 외부에 노출을 자제한 채 가족 행사로 치러질 예정이다.
이날 위령제엔 희생자 유가족을 비롯해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 김영록 전남지사, 강기정 광주시장, 권영진 국회 제주항공여객기참사특별위원장(국민의힘) 등 700여명이 참석했다.
제주항공 7C2216편 여객기는 작년 12월 29일 오전 9시 3분 무안공항에서 랜딩기어를 내리지 못하고 동체착륙을 시도하다 로컬라이저와 충돌해 폭발했다. 이 사고로 승객·승무원 등 181명 중 승무원 2명을 제외한 179명이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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