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 철거 현장 옹벽 와르르 인도 덮쳐… "학동 참사 떠올라 깜짝"
시내버스 정류장 이용 시민 통행 잦은 곳…60대 근로자 부상
포크레인 철거 중 옹벽·구조물 붕괴…"3년 전 악몽 떠올라"
- 최성국 기자, 이승현 기자
(광주=뉴스1) 최성국 이승현 기자 = 25일 오후 3시 광주 동구 지산사거리에서 철거 중이던 건물 옹벽이 인도를 덮치는 아찔한 사고가 벌어졌다.
사고 현장은 2021년 6월 9일 17명의 사상자를 낸 광주 학동 붕괴 참사 현장과 비슷한 형태였다.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이번 사고는 노후 주택을 철거하던 과정에서 벌어졌다.
공사현장에선 전날부터 포크레인을 동원해 노후 건물을 해체했다.
해당 건물은 보행로와 인접한 높은 위치에 있다. 현장에선 포크레인을 이용해 건물 옹벽을 철거했고 이 옹벽이 인도 쪽으로 쏟아졌다.
4m 상당의 옹벽과 동일한 높이로 설치됐던 공사현장 가림막과 안전비계, 철골 구조물은 이 옹벽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도로와 인도를 덮쳤다.
이 사고로 보행로 쪽에 위치해 있던 60대 현장근로자 1명이 부상을 입어 병원으로 이송됐다.
해당 보행로는 버스정류장과 100여m 거리에 떨어져 있어 평소 시내버스를 탑승하기 위한 시민 이동이 잦은 곳이다. 이날 경찰이 통제하는 차도 옆으로는 시내버스들이 줄지어 지나갔다.
광주 동구 학동4구역 건물 철거 현장에서는 지난 2021년 6월 9일 오후 4시 22분쯤 철거 중이던 건물이 한순간 붕괴되면서 인도와 차도, 시내버스를 덮쳐 승객 9명을 숨지게 하고 8명에게 중상을 입혔다.
사고 원인은 일선 공사현장에 만연한 안전불감증이었다.
학동 참사 형사책임자 10명은 지난 21일 업무상과실치사 등의 혐의에 대한 2심 재판에서 모두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이날 지산사거리 붕괴 현장을 지켜본 시민 A 씨는 "갑자기 철골 구조물이 인도로 떨어졌다. 놀란 가슴이 진정되지 않는다"면서 "3년 전 학동 참사의 악몽이 떠올랐다. 무너진 옹벽이 조금만 더 높았으면 큰 사고로 이어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시민 안전을 위해 현장의 출입을 일부 통제하고 공사 현장 관계자들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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