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뉴스1) 박영래 기자 = 전남 화순군이 지역의 새로운 전략산업으로 한국춘란의 산업화와 대중화에 집중하고 있다.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는 농촌의 산업형태에 변화를 주고 부자농촌 건설의 토대를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60% 넘게 수입에 의존하는 국내 축하난 시장을 선점해 수출까지 이끌어낸다는 구상도 갖고 있다.

11일 화순군에 따르면 화순군은 춘란산업 육성을 위해 능주면에 난 재배 교육장을 조성했다.

시설하우스로 조성된 재배동(990㎡)에서는 태극선, 송옥 등 1만분, 5만여촉의 난을 키우고 있다. 바로 옆 분양동(990㎡)은 42명의 농민들에게 분양돼 춘란재배 실습장으로 이용 중이다.

이양면 오류리와 동복면 한천리, 동면 천덕리에는 난 온실을 조성해 농민들에게 분양 중이다. 한국난 재배온실 지원사업을 통해 22개소에 온실 건설을 지원할 방침이다.

난 유통을 위한 시설도 능주면 만수리에 조성 중이다. 6월 준공 예정으로 이곳에서는 난 전시와 경매 시설이 들어선다.

최근에는 '전남형 균형발전 300프로젝트'에 한국난 산업화 단지 조성사업이 선정돼 올해부터 4년간 320억 원을 집중 투입하게 된다.

이양면 오류리에 들어서는 한국난 산업화단지에는 재배와 유통, 판매, 전시, 교육, 연구 기능을 집중시켜 유기적인 협력체계를 구축해 난 산업화를 촉진할 전망이다.

화순군이 이처럼 난 산업화에 집중하는 목적은 부자농촌 건설이다.

2023년 기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화훼공판장 매출 기준 선물용 난 시장 규모는 360억 원. 이 가운데 수입난 비중이 64%인 230억 원에 이른다.

화순군은 수입난이 차지하는 국내 선물용 난 시장을 국산 춘란으로 대체해 농가 소득화를 꾀한다는 구상이다.

국내 전체 화훼산업(5600억 원 규모)에서 난 산업의 점유율은 6%에 머물고 있지만 향후 추세로 볼 때 잠재적 시장가치가 1000억 원대 이상으로 전망하고 있다.

타 작목에 비해 재배가 쉽고 노동력이 적게 투입되는 점도 난 산업화에 집중하는 이유다.

2월 말 기준 화순군의 인구는 6만600명, 이 가운데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1만9000명에 육박한다. 노인인구 비중이 30%를 넘어서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해 있다.

논농업 중심의 기존 농업구조는 이미 한계에 봉착한 상황에서 귀농인이나 노령인구가 재배하기 적합한 작물이 바로 난이라는 점에 착안했다.

난 재배는 단위면적당 수익성이나 부가가치가 높고, 반려식물에 대한 인식 증가로 난 대중화가 기대되는 점도 작용했다.

여기에 한국춘란에 대한 중국 내 선호도가 점차 증가하는 추세여서 난 거래가 활발한 중국으로 수출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점도 산업화에 속도를 내는 배경이 됐다.

지난 5일부터 8일까지 중국 남부 푸젠성(복건성) 장저우시(장주시) 난징현(南靖县‧남정현)의 난 시설을 둘러본 화순군 현장견학팀도 이같은 가능성에 주목했다.

견학팀을 맞이한 류사오제(劉曉杰‧류효걸) 중국 난징현 난화협회 부회장은 "난을 좋아하는 중국 국민들에게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 한국춘란은 경쟁력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화순군은 중국 내에서 선호하는 품종을 선택적으로 도입해 수출 품종으로 육성시킨다는 구상도 갖고 있다.

구복규 화순군수는 "중국시장에 한국난을 널리 보급하도록 하겠다"며 "난 산업화를 전국의 혁신사례로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화순군은 '제6회 2025 화순 난 명품 박람회'를 15∼16일 화순 하니움문화스포츠센터에서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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