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정국 강경모드' 문인 광주 북구청장…광주시장 도전 염두?
북구청 외벽에 '尹 파면 촉구' 현수막, SNS 정치 행보
지역 정치권 "내년 지방선거 고려한 강경 행위" 시각도
- 박지현 기자
(광주=뉴스1) 박지현 기자 = 혼란스러운 탄핵 정국 속에 '행정 전문가'라는 평가를 받던 문인 광주 북구청장이 '할 말하는 정치인'으로 거듭나고 있다.
17일 지역 정가에 따르면 내년 지방선거에서 광주시장 출마를 준비 중인 문 청장은 탄핵과 조기 대선을 앞두고 연일 '광폭 행보'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문 청장은 12·3 내란 사태 이후 활발한 SNS 활동을 통해 '기본사회와 잘사니즘', '이재명 대표의 우클릭은 시대적 과제', '신속 조기 대선이 정답' 등의 글을 통해 더불어민주당 정책에 힘을 싣고 있다.
또 주말마다 빠짐없이 서울로 상경해 윤 대통령 탄핵 집회에 참석하고 있다.
지난 10일엔 '헌정유린 국헌문란 윤석열을 파면하라'는 가로 2m, 세로 10m 크기의 현수막을 개인 명의로 북구청사에 내걸어 이목을 끌었다.
광주 5개 구청장 중 윤 대통령의 탄핵 촉구 현수막을 내건 건 문 청장이 처음이다.
국민의힘 광주시당은 "북구청사 활용은 개인이 아닌 공공의 이익에 부합돼야 한다"며 북구에 민원을 제기했으나 문 청장은 "직원들은 다른 현수막과 동일하게 계도 조치 후 과태료를 매겨라. 과태료는 반드시 낼 것이고 선거법상 유권해석도 받았다"며 응수했다.
극우 성향의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 문 청장을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으나 문 청장은 "헌법재판소의 탄핵 판결이 나올 때까지 뗄 생각이 없다"며 강경 입장을 고수했다.
문 청장은 기술고시로 공직에 입문해 건설부, 내무부 등 중앙 공직 10년, 광주시 기획조정실장, 행정부시장 등 지방 공직 20년 등 31년간 행정 경험을 쌓은 행정가 출신이다.
그동안 '행정의 달인'으로 불리며 정치적인 입장을 자제해왔던 문 청장이 파격 행보를 보이는 것은 1년 남은 지선을 앞둔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내년 6월 열리는 지방선거에서 광주시장은 강기정 현 광주시장의 재선 도전이 유력한 가운데 민형배 국회의원, 문인 북구청장 등이 후보로 거론된다.
이 중 문 청장은 인지도와 조직력 등에서 강 시장과 민 의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세로 꼽힌다.
강 시장은 3선 국회의원에 청와대 정무수석을 역임했고 민 의원은 광주 유일의 재선 국회의원으로 대표적인 '친명계'(친이재명계) 의원으로 전국적인 인지도를 갖췄다.
조직력도 광주 북구를 기반으로 한 문 청장은 북구 갑에서 3선 의원을 한 강기정 시장과 겹치고 광산을을 지역구로 둔 민 의원에 비해 약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 때문에 지역 정치권에서는 문 청장이 탄핵 정국에서 선명성을 드러내고 정치적 우위를 점하고자 강경 모드로 돌아선 것으로 분석한다.
지역 정치권 한 관계자는 "문 청장의 행보는 비상계엄 이후 탄핵 정국 속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오랜 공직 생활로 약한 정치적 입지를 강화할 수 있을지가 관심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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