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독하고 길었던 겨울" 벚꽃 활짝 시민들 마음에 '진짜 봄'
계엄정국 자영업자 "매출 반토막, 좋아질 일만 남아"
최고 23.4도 포근한 날씨에 꽃길 따라 봄기운 만끽
- 박지현 기자
(광주=뉴스1) 박지현 기자 = "이제야 제대로 된 봄을 즐기네요."
7일 벚꽃이 만개한 광주 북구 중외공원 일대는 따뜻한 봄 햇살을 맞으며 벚꽃을 즐기려는 상춘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시민들은 벚나무를 따라 펼쳐진 벚꽃터널을 걸으면서 향기로운 봄을 만끽했다.
손을 잡고 걷던 시민들은 벚꽃을 배경으로 모델을 자처하며 기념사진을 남겼고, 삼각대를 펼친 연인들도 셔터를 누르기 바빴다.
몇몇 이들은 땅에 떨어진 꽃잎을 모아 흩뿌리며 꽃비를 날렸고 강아지를 번쩍 들어올려 사진을 남기기도 했다.
중외공원에서 만난 시민들은 계엄 정국이 끝나 마음 놓고 꽃놀이를 즐길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광산구 송정동에서 나들이 왔다는 이춘영 씨(80) 부부는 "겨울이 가면 봄이 오듯이 대한민국에도 지난 주 봄이 왔다"고 말했다.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이 씨는 "지난해 말 연말특수를 전혀 누리지 못해 절망감이 깊었다"며 "파면선고가 난 만큼 좋아질 일만 남았다는 기대감을 가지고 이전에 살던 동네로 꽃구경하러 왔다"고 전했다.
인근 아파트에 사는데 산책을 나왔다는 노지선 씨(55·여)는 "꽃이 핀 후로 매일 산책 나오고 있는데 어제보다 오늘이 최고로 많이 핀 것 같다"며 스마트폰으로 꽃사진을 남겼다.
중외공원 일대에는 닭꼬치와 소세지 등을 판매하는 트럭들이 줄지어 있었다. 시민들은 지나쳤다가 다시 돌아와 간식거리를 구매해 돗자리를 펴기도 했다.
베트남에서 한국에 온지 5년 됐다는 하오 씨(29·여)는 가족들과 함께 11개월된 아이를 안고 꽃놀이를 즐겼다.
하오 씨는 "베트남에도 봄에 피는 꽃은 있지만 벚꽃은 없어서 참 예쁘다"며 아들을 번쩍 안아올렸다.
40대 딸과 손잡고 산책하던 김순임 씨(76·여)는 "비상계엄 선포에 산불까지 그동안 좋은 소식이 없었지 않냐"라며 "겨울이 가고 봄이 왔으니 이제는 웃을 일만 가득했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오후 3시 30분 기준 광주 최고 기온은 23.4도로 포근한 봄 날씨를 보인 가운데 바람막이에 카디건을 걸친 시민들이 있는 반면 반팔을 입은 채 걷는 시민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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