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면 요구에 전남대 뉴라이트 교수 "학교·나라 정상이 아님 보여줘"
김재호 교수 '식민지 근대화론' 학내 비판 직면
전남대 민주동우회 "주장만 자유고 반론은 자유 아닌가"
- 서충섭 기자
(광주=뉴스1) 서충섭 기자 = 윤석열 정부 지원을 받아 일제강점기와 군부독재 시기를 옹호하는 책을 펴냈던 뉴라이트계열 전남대 교수가 자신을 향한 학내 구성원들의 비판을 중단해달라고 호소했다.
15일 전남대 교수 포털 코러스에 따르면 김재호 경제학과 교수가 최근 "교내외 도처에 저를 파면하라는 플래카드가 설치돼 정신적, 시각적 폭력이 자행되고 있다"며 "현재 우리 학교와 우리나라가 정상이 아님을 보여주고 있다"고 글을 올렸다.
김 교수는 "플래카드에 많은 단체가 이름을 올렸지만 거기에 같은 학문을 하는 교수들의 단체가 포함됐다는 점은 더욱 참담한 심경을 금할 수 없게 한다"며 "제 책은 방송 후 국회 압력으로 현재 출판 보류가 돼 시중에서 구할 수도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며칠 전 본부에 플래카드 철거를 요청했지만 아직 아무 응답이 없다"며 "폭력적인 플래카드가 설치된 것은 저 개인의 명예훼손과 정신적 고통이지만 자유로워야 할 대학의 공기를 더럽히고 질식시키는 것이다"며 철거를 호소했다.
그러면서 선교 잡지에 기고한 글을 링크했는데 해당 글은 조선총독부 시기의 경제성장을 다루는 것은 실증연구라는 주장을 담고 있다.
앞서 지난 1월 전남대 민주동우회와 총동창회, 총학생회와 광주지역 150개 시민단체는 김 교수의 파면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 교수는 지난해 11월 한국학중앙연구원 지원을 받아 '한국 경제사 개관'의 영문판 원서를 발간했다.
책에서 '일제식민지 시절 산업화와 경제성장을 이룩했다', '한국의 산업 생산은 독립 이후 일본과의 경제 관계가 단절된 후 급격히 감소했다'고 기술했다.
또 '1987년 민주화는 경제 성장의 제도적 틀을 무너뜨리고 수출 경쟁력을 약화했다'며 민주화운동으로 경제 성장이 저해됐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식민지 근대화론'을 내세운 낙성대 경제연구소 일원인 뉴라이트 학자다.
최영태 전남대 사학과 명예교수는 기고를 통해 "단순히 한 개인의 학문적 자유 문제 차원이 아니라 우리나라 역사를 왜곡하고 독립·민주화운동을 폄훼하는 윤 정부의 반민족적·반민주적 통치행위와 연결돼 있다. 지역민과 전남대가 함께 김 교수에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었다.
이처럼 김 교수가 '학문의 자유'를 명분삼아 세금으로 선택적 연구활동을 하는 데 대한 반론이 이어진다.
플래카드를 철거해달라는 주장에 대해 전남대 민주동우회 측은 "자신의 주장만 자유고 그에 대한 반론과 비판은 자유가 아닌가"라고 반문하며 "대다수 국민이 동의하지 않는 지극히 소수적 입장을 국립대가 왜 지켜야 하나. 할 말이 있다면 우리가 제안한 공개토론에 응하길 바란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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