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서 교황 추모 인파 이틀째 3000명…"아버지 잃은 것 같다"
천주교 광주대교구 분향소 이틀째 발길
옥현진 시몬 대주교 이날 오전 추모미사 집전
- 서충섭 기자
(광주=뉴스1) 서충섭 기자 = "한 평생 빈자와 약자의 편에 섰던 프란치스코 교황을 떠나보내는 발길이 무겁습니다. 아버님을 잃은 기분처럼 너무나 마음이 아픕니다."
지난 21일 선종한 제266대 프란치스코 교황을 추모하는 광주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25일 오후 광주 서구 쌍촌동 천주교 광주대교구 교구청 성당 내에 마련된 프란치스코 교황 분향소는 적막과 침묵 속에서 추모객들을 맞았다.
성당 예배당 벽면에는 십자가와 함께 프란치스코 교황의 모습이 담긴 대형 걸개와 함께 '주님, 프란치스코에게 영원한 안식을 주소서, 영원한 빛을 그에게 주소서'라는 종부성사의 문구가 교황의 임종을 알렸다.
붉은 천이 덮힌 제대 아래로는 교황의 영정 사진이 꽃에 둘러쌓였다. 사진 속 교황은 여전히 생존한 듯 참배객들에 환히 웃으며 손을 흔들며 맞이했다.
교황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하려는 신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회사원과 주부 등 일반 시민부터 군종장교, 퇴직 교원 등 시민들은 가슴에 근조 리본을 달고 교황 영정 앞에 섰다. 두 손을 마주모아 고개 숙여 기도를 올리는가 하면, 1시간마다 진행되는 연도기도를 올리며 예를 표했다.
신자들은 가난한 자와 약자의 편에 섰고, 2014년에는 세월호 유가족을 찾아 위로하고 2020년에는 5·18민주화운동 40주년 기념 메시지를 내는 등 광주와 대한민국의 아픈 역사를 기억한 교황의 뜻을 기렸다.
자신을 세례명인 '빅토리아'로만 소개한 한 주부는 "아버지, 어머니같은 분이 돌아가셨다. 마음 한구석이 허전하고 너무나 아프다"고 말했다.
퇴직 후 광주에 거주하는 임동호 전 중부대 총장(83)과 이동춘 전 목포과학대 교수(66)도 분향소를 찾아 추모했다. 이들은 "서민적이었고, 전쟁의 죄악을 지적하며 그로 인한 아이들의 고통을 강조한 교황이셨다"며 "봄이 소리 없이 가듯 너무나 소리 없이 가셨지만 우리 가슴에 남기신 메시지가 크다"고 말했다.
24일부터 마련된 분향소에는 이날 정오까지 시민 3000여명이 참배했다. 분향소는 26일 오후 12시까지 운영된다.
광주대교구는 또 24일부터 26일까지 3일간 추모 미사도 진행하고 있다.
25일인 이날 추모 미사는 광주대교구장인 옥현진 시몬 대주교가 미사를 집전했다. 광주 각 본당별로도 26일 오전 추모미사를 거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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