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미 대신 사육사 손에 자란 '아기 물범'…시민들이 지어준 이름은?
광주 우치공원 동물원서 3월 태어난 잔점박이 물범
부드럽고 동글, 사랑스럽다는 뜻 담긴 '몰랑이'로
- 이승현 기자
(광주=뉴스1) 이승현 기자 = "제 이름이 몰랑이래요!"
둥근 얼굴에 까맣고 땡그란 큰 눈, 매끈하면서도 통실통실한 바디라인에 뛰어난 수영 실력까지. 이 모든 것을 겸비한 잔점박이 암컷 아기 물범에게 '몰랑이'라는 이름이 생겼다.
'몰랑이'는 광주 우치공원 동물원 해양동물관에 살고 있다.
지난해 3월 이곳에서 태어났지만 어미(초롱이)의 보살핌을 받지 못해 사육사의 손에서 인공 포육으로 자랐다.
사육사가 직접 이유식을 만들어 먹였고 수영하는 법을 가르치기 위해 얕은 물에서 함께 적응 훈련을 하며 성장해 왔다.
덕분에 물속에서 화려한 수영 실력을 뽐내는 몰랑이지만 뭍에선 배로 통통 튀어 다니며 또 다른 매력을 뽐낸다.
이유식을 졸업한 후로는 물고기와 어패류 등을 가리지 않고 잘 먹는다. 어미와 언니(희망이)와 살기 위한 합사 적응 훈련도 마쳐 지금은 세 가족이 함께 물범 동물사에서 오손도손 지내고 있다.
동물원은 몰랑이가 가족 합사 후 대중에게 공개되는 시점에 맞춰 2주간 '이름 공모전'을 진행했다.
무려 1270명의 시민이 참여했고 이 중 치열한 경쟁을 거쳐 사육사들의 이목을 끈 △몰랑이 △초아 △물콩이 3개의 이름이 예선전에 선발됐다.
부드럽고 동글동글, 귀엽고 사랑스러운 존재를 뜻하는 '몰랑이', 새롭고 초롱초롱한 순수한 생명의 뜻을 지닌 '초아', 콩처럼 작고 동글동글하며 사랑스럽게 헤엄치는 아기 물범 '물콩이'.
예쁜 뜻을 가진 이 이름들은 5월 5일 어린이날부터 이틀간 물범 동물사를 찾은 시민들에게 공개돼 현장 투표가 이뤄졌다.
엄마 손을 잡고 나들이 나온 어린아이부터 할머니, 할아버지까지, 모두 손에 스티커를 붙인 채 고심하는 등 열띤 투표 현장을 방불케 했다.
최종적으로 시민들은 아기 물범의 이름으로 '몰랑이'를 택했다.
공모를 통해 우치동물원에 사는 동물의 이름을 지어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평생 함께할 이름이라는 값진 선물을 받은 몰랑이는 현재 사육사와 함께 이름에 친숙해지기 위한 훈련을 하고 있다.
우치동물원 관계자는 9일 "특별하고 의미 있는 이름인 만큼 사랑스럽게 부르며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하겠다"며 "시민들께서 많은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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