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재학생 사연만…광주교육청 5·18 추모에 빠진 '학교밖 소년공'
사망 청소년 41명인데 행사서 광주 학적 19명만 언급
생산직·행상 제외…교육청 "기록 확인 어려워, 연구 필요"
- 서충섭 기자
(광주=뉴스1) 서충섭 기자 = 광주교육청이 주관한 5·18민주화운동 추모행사에서 당시 학교 재학생만 포함되고 생산직이나 행상을 하느라 학교를 다니지 못한 이른바 '소년공'은 제외됐다.
14일 광주교육청에 따르면 전날 오전 본관 현관에서 학생 희생자 추모식을 가졌다.
한강 작가의 소설 '소년이 온다'의 주인공인 문재학(동성고) 군을 비롯 안종필(동성고), 박성용(조대부속고), 박현숙(송원여상), 황호걸(광주제일방통고) 등 광주교육청은 19명의 학생을 추모했다.
19명 학생의 이름과 사연이 담긴 추모 카드를 작성해 읽으며 이들의 안타까운 사연을 기억했다.
그러나 5·18 당시 어려운 가정 형편을 도우려 학업을 포기하고 생업에 종사하던 '학교밖 소년공'들은 빠졌다.
지난해 5·18진상규명조사위원회가 발표한 종합보고서에 따르면 1980년 5월 18일부터 27일까지 광주와 인근의 민간인 희생자는 총 166명이다.
이 가운데 10대가 58명이고 10세 미만은 총알 박혀 숨진채 발견된 4세 추정 아동 1명이 있다. 10대 이하 59명(35.5%)은 20대 64명(38.5%) 다음으로 많은 숫자다.
10대 58명 중 고등학교를 졸업했을 17명의 19세를 제외하면 41명이 청소년이다.
직업별로는 10대 58명 중 학생 33명, 생산노무직 15명, 서비스직 3명, 운수업 2명, 자영업 1명, 무직 4명 등으로 집계됐다.
사망 당시 17세이던 미장공 함광수 군은 80년 5월 22일 광주 내방동 자택 옥상에서 총격전을 내려보다 M16 총탄에 머리를 맞아 숨졌다. 17세 자개공 박인배 군은 집단발포가 있던 5월 21일 오전 10시 공장을 나갔다가 오후 5시쯤 한일은행 부근서 M16 총상으로 숨졌다.
이밖에도 사망 조서로 확인 가능한 '소년공'들의 직업은 알루미늄섀시공(17세), 방직공장 여공(18세), 종업원(16세), 엿행상(18세), 화물차 조수(17세) 등이다.
모두 16~18살 즈음으로 중학교까지만 마치고 생계가 어려워 고등학교를 가지 못한 채 생계 전선에 뛰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광주교육청은 이같은 '소년공'들에 대한 관련 자료가 부족해 추모 행사에 함께 하지 못한 데 대해 안타깝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지난해 발간된 종합보고서에는 사망 학생들이 숨진 장소와 날짜, 나이 등은 기재됐지만 직업은 기재되지 않았다. 이들 소년공의 직업은 5·18민주화운동기록관 등에 온라인 수록된 사망 당시 검찰 조서를 일일히 확인해야 한다.
광주교육청 관계자는 "5·18 당시 사망한 광주 학적 학생들의 기록은 학교에서 확인 가능한 반면, 학교를 다니지 않은 학교밖 청소년들의 기록은 추가로 확인하기 어려운 실정이다"며 "앞으로 이들의 사연에 대해서도 심도 있는 연구가 더해져 함께 추모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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