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이 무슨 난리?"…금호타이어 공장 3시간째 시커먼 화염
시민들 코와 입 막고 대피…공장 인근 도로는 연기 가득 차 앞 안보일 정도
- 최성국 기자
(광주=뉴스1) 최성국 기자 = "주말에 이게 무슨 난리인가요."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한 지 3시간여가 지난 17일 오전 10시. 공장과 인접한 광산구 소촌동 도로는 여전히 검은 연기가 가득 차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다.
바깥에 있던 시민들은 코와 입을 막고 연기를 피해 급히 대피했고 경찰은 공장 인근 도로를 통제하고 출입을 막아섰다.
소방 특수차량들은 검은 연기를 뚫고 공장 내부로 쉼 없이 들어갔다.
공장 내부의 타이어 자재 보관동은 반경 3㎞ 규모의 검은 연기를 하늘로 쉴 새 없이 토해냈다.
소방대원들은 장비를 착용한 채 공장 위로 치솟는 불길을 끄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그들의 얼굴 곳곳은 그을음과 땀으로 범벅이 된 상태였다.
화재로 인해 고무가 타면서 냄새와 함께 연기가 번지자 인근 아파트 주민들은 집 창문을 닫은 채 걱정스러운 마음에 바깥으로 나왔다.
한 주민은 "아직도 불이 안 꺼졌네. 어떡하냐"며 발을 동동 굴렀다.
인근 약국에도 고무 타는 냄새가 가득했고, 약사 A 씨는 "냄새가 너무 심해 문을 닫아야 할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그런 와중에도 마스크를 사기 위한 시민들의 발걸음은 이어졌다.
주민 B 씨는 "주말에 이게 무슨 난리인지 모르겠다"며 "당초 연기만 났는데 '펑'하는 작은 소리와 함께 불길이 자꾸 커지고 있다"고 걱정했다.
현장에 있던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직원은 "지켜보는 것밖에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며 허탈해했다.
화재는 이날 오전 7시 11분쯤 고무를 찌는 공정(가황공정)에서 발생했다.
공장에서 자체 진화를 시도했지만 불이 확대돼 소방당국이 출동했고, 1단계 발령 이후에도 불이 쉽게 잡히지 않자 2단계로 상향했다.
공장 내부에는 생고무 20톤이 저장돼 있고, 화재 발생 장소가 타이어 원료를 쌓아두고 1차 배합하는 곳으로 전해져 원자재와 부자재도 수십톤 쌓여 화재 진압에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국은 소방 고성능 특수차와 헬기 등을 동원해 진화작업을 하고 있다.
공장에는 400여명이 근무 중이었지만 대피가 이뤄졌고, 20대 근로자 1명만 골절상을 입고 소방당국에 의해 구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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