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화재 확산에도 속수무책…7시간째 시뻘건 화염(종합2보)
공정동 연결 통로 따라 불 계속 번져…"내부 온도 1500도"
헬기 진화 중이지만 소화용수 부족…시민 물사용 자제 요청
- 최성국 기자, 이승현 기자
(광주=뉴스1) 최성국 이승현 기자 = 축구장 1개 넓이의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1차 공정동을 모두 태우며 내부를 붕괴시키고 있는 대형 화재가 연결동까지 번지면서 규모를 키우고 있다.
17일 오전 7시 11분쯤 광주 광산구 소촌동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1차 공정동에서 발생한 화재는 7시간 넘게 상공에 엄청난 연기를 토해내고 있다.
1차 공정동엔 타이어 생산에 필요한 20톤의 생고무를 포함해 합성고무 등 부자재도 상당량 쌓여 있었다.
소방당국은 오전 7시 28분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오전 7시 59분에는 지역 소방인력을 총동원하는 대응 2단계로 격상했다. 오전 10시를 기해서는 국가소방동원령을 발령했다.
국가소방동원령 발령에 따라 당국은 화재 현장에 고성능화학차 15대를 투입했으며 대용량포방사시스템 2기를 배치했다.
현장에는 소방 장비 총 100대, 소방인력 355명이 투입돼 있다.
샌드위치패널 구조로 구성된 해당 공장은 전체 연면적 29만4191㎡에 달하는 공장 전체의 서쪽방면에 해당한다.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은 각 공정동이 이어지는 일자형으로 조성돼 있다. 불은 공정동과 공정동을 연결하는 통로를 따라 확산하고 있다. 당국은 이 연결 공정동들의 넓이가 축구장 5개 규모일 것으로 보고 있다.
샌드위치패널 구조는 바깥에서 뿌리는 물을 내부에 스며들지 못하게 막고, 열은 내부에서 압축한다. 소방 관계자는 "현재 공장 내부 화재 온도는 1500도 가량"이라고 설명했다.
당국은 특수 용액을 사용하는 특수소방진압차량도 현장에 투입했지만 화재 규모가 커 진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확산 방지를 위해 중장비를 동원, 연결통로를 절단하려 했으나 대규모 기기 설비들이 존재해 불가능한 상황에 직면했고, 1~3층 규모인 1차 공정동은 압축열을 견디지 못한 천장 H빔이 녹아내리면서 이날 낮 12시까지 3차례에 걸쳐 붕괴됐다.
3차 붕괴 당시 땐 건물에서 빠져나온 불길이 폐유저장탱크 냉각작업을 하던 소방대원들에게 부상을 입혔다. 소방대원 1명은 2도 화상을 입어 병원에 이송됐고 1도 화상을 입은 대원은 현장에서 치료를 받았다.
건물 붕괴로 천장 일부가 열렸는데 당국은 국방부 헬기를 포함, 11대의 헬기를 동원해 이 틈 사이로 물을 쏟아붓고 있다. 산불을 끄는 방식과 동일하다.
일선 대원들은 건물 전체가 일괄 붕괴될 가능성에 철수 명령을 받았다. 심지어 소방에서 사용할 용수도 부족해 광산구는 인근 주민들에게 수돗물 사용을 자제해달라는 안전문자까지 거듭 발송하는 등 사실상 속수무책이다.
이날부터 열흘간 비 예보도 없어 기상여건마저 진화에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이로 인해 광주시민들이 최소 수일 동안 쉼 없이 뿜어지는 거대한 검은 연기 속에서 생활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
화재 원인은 건물 2층에 위치한 '산업용 전자레인지에서 발생한 전기적 요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날 오전 근무하던 직원들은 마이크로웨이브오븐 기기에서 전기 스파크가 발생한 것을 목격, 자체 진화를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공장에 있던 400여명의 직원은 대피했으나 3층에 있던 20대 직원 1명이 대피 도중 추락해 중상을 입었다. 이 직원은 소방대원들에 의해 구조돼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현재 상황을 냉정하게 봤을 때 샌드위치패널을 모두 뜯어낼 수 없다. 인근 연소 확대를 방지하면서 내부 구조물이 모두 불에 타 자연 연소되거나 지금처럼 헬기로 소화작업을 이어가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어 "유사 화재와 비교해 볼 때 화재 완진은 최소 3일, 길면 일주일 가량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같은 상황에 현장을 지켜보던 시민들은 "아직도 불이 안 꺼졌네. 어떡하냐"며 걱정했다.
또 다른 주민도 ""주말에 이게 무슨 난리인지 모르겠다"며 "당초 연기만 났는데 '펑'하는 작은 소리와 함께 불길이 자꾸 커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현장에 있던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직원은 "지켜보는 것밖에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며 허탈해했다.
광산구 공직자들은 안전을 위해 현장 반경 1㎞ 아파트에 1만 5000장의 마스크를 배부하고 있다.
확산되는 검은 연기에 광주시는 유해화학 대기오염물질을 매시간 측정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유해물질이 검출되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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