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나쁜 사람들"…'시흥 살해범' 차철남, 피해자 탓 발언(종합)
- 김기현 기자

(시흥=뉴스1) 김기현 기자 = 금전 문제로 갈등을 빚던 지인과 평소 앙심을 품은 이웃 등 4명을 살상한 혐의로 체포된 차철남(56·중국 국적)이 21일 피해자들을 탓하는 발언을 했다.
경기 시흥경찰서에 따르면 수원지법 안산지원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살인 및 살인미수 혐의를 받는 차 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 중이다.
차 씨는 오전 9시 30분께 시흥서를 나서며 '편의점주와 집주인에 대한 살해 의도가 있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없었습니다"고 답했다.
반면 '숨진 피해자들과 가까운 사이였는데 3000만 원 때문에 범행한 게 맞는지' '피해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없는지' 등 질문엔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은 채 호송차에 올랐다.
약 30분 뒤인 오전 10시께 차철남은 수원지법 안산지원에 도착해 받은 '흉기를 미리 준비했는데 왜 갑자기 범행했는지', '피해자들과 사이가 안 좋았는지' 등 물음에도 답하지 않았다.
그러나 "왜 이틀이나 기다렸다가 추가로 범행했냐"는 질문에는 "아주 나쁜 사람들"이라는 투로 발언하며 피해자들을 비난하는 발언을 내뱉었다.
차철남 구속 여부는 오후 중 결정될 전망이다.
차철남은 지난 17일 오후 같은 중국 국적 50대 A 씨 형제를 시흥시 정왕동 주거지와 이로부터 직선거리로 200여m 떨어져 있는 피해자 주거지에서 각각 둔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A 씨 형제가 2013년부터 수차례에 걸쳐 빌려간 3000만 원가량을 갚지 않아 이달 초 흉기를 미리 구입하는 등 범행을 계획했다고 진술했다.
차철남은 2012년 한국 체류비자(F4)로 입국한 후 현 주거지에서 살아왔다. A 씨 형제와는 평소 의형제처럼 가깝게 지내온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무직 상태인 차철남은 가끔 일용직 근무를 하며 과거 외국에서 벌어 놓은 돈으로 생활해 왔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또 이달 19일엔 평소 애용하던 주거지 앞 편의점에서 업주인 60대 여성 B 씨를, 편의점으로부터 1.3㎞ 떨어진 체육공원에선 주거지 건물주인 70대 남성 C 씨를 잇달아 흉기로 찌른 혐의도 받는다.
B 씨와 C 씨는 현재 중환자실에서 치료받고 있다. 생명엔 지장이 없는 상태라는 게 경찰 설명이다.
차철남은 C 씨 등에 대한 범행에 대해선 우발적으로 저질렀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요 범행 동기는 "나를 험담해서" "나를 무시해서" 등이라고 한다.
경찰은 차철남이 구속되는 대로 구체적인 범행 동선과 A 씨 형제와의 금전 거래 내역 등 자세한 사건 경위를 파악하겠다는 방침이다.
경찰은 차철남이 저지른 범죄의 중대성 등을 고려해 신상 공개 결정도 고려하고 있는 상태다.
경찰은 향후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차 씨를 상대로 반사회적 인격장애(사이코패스) 검사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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