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서 'SKT 유심 대란'…공항·대리점 북새통에 고객 불만 폭발(종합)
온라인 예약도 마비…통신사 이탈·피해 신고 잇따라
- 정진욱 기자, 조민주 기자, 신준수 기자, 이성덕 기자, 장광일 기자, 박민석 기자
(인천·울산·전주·대구·부산·김해=뉴스1) 정진욱 조민주 신준수 이성덕 장광일 박민석 기자 = SK텔레콤(SKT)이 유심(USIM) 무상 교체를 시작한 28일 전국 주요 거점이 혼란에 빠졌다.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로밍센터는 유심 교체를 기다리는 고객들이 아침부터 몰려 출국 대기 줄을 압도했다.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1층 로밍센터 앞은 이날 오전 일찍부터 대기표를 뽑은 고객들로 붐볐다. 여행객 A 씨(30대·서울 마포)는 "오늘 출국 전 유심을 교체하려 했지만 대기 인파에 포기했다"고 말했다. 공항지원센터 직원들도 단체로 유심 교체에 나섰다가 긴 줄을 보고 발걸음을 돌렸다.
인천 운서동에 거주하는 B 씨(40대)는 "출국이 아닌 유심 교체를 위해 공항에 왔지만 이렇게 혼잡할 줄 몰랐다"고 말했다.
울산, 전주, 대구, 김해 등 SKT의 전국 주요 대리점 역시 대혼란을 겪었다. 울산 중구 성남동 대리점에는 100여 명이 몰려 길게 줄을 섰고 준비된 유심 150개가 3시간 만에 모두 소진됐다. 1시간 넘게 대기했지만 유심을 받지 못한 고객들은 불만을 터뜨렸다.
전주시 완산구 고사동 대리점도 오전 9시 30분부터 고객들이 몰렸다. 매장 직원은 "QR코드로 예약하라"며 대기 인원에게 오후 2시 재방문을 안내했다. 그러나 유심 수량에 대한 정확한 공지는 없었다.
대구 지역 대리점은 아예 '유심 재고 없음'이라는 안내문을 부착했다. 오전에 확보한 200개 물량이 1시간 만에 소진되면서 허탕친 고객들의 항의가 이어졌다.
김해시 어방동과 삼계동 대리점 상황도 유사했다. 대리점 직원들은 "재고가 언제 다시 들어올지 알 수 없다"며 유심 교체 예약 신청만 받았다.
SK텔레콤에 대한 불신도 커졌다. 인천에 거주하는 30대 김모 씨는 "유심 보호 서비스 가입도 어려워 결국 6년 만에 통신사를 변경했다"고 밝혔다. 대구의 한 고객은 "개인정보 유출이 걱정돼 새벽부터 줄을 섰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런 가운데 부산에서는 SK텔레콤 이용자가 모르는 사이 신규 휴대전화가 개통되고 은행 계좌에서 5000만 원이 빠져나가는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경찰은 무단 개통 및 금융 피해 경위를 조사 중이다.
SK텔레콤이 운영 중인 온라인 유심 교체 예약 시스템은 이날 오전부터 접속 장애를 겪었다. 오전 11시 30분 기준 동시 접속자 수는 12만 명을 넘어서면서 예약 사이트와 T월드 앱 모두 정상 이용이 어려운 상황이 이어졌다.
한 고객은 "앱은 먹통, 고객센터는 불통, 결국 아무것도 못 했다"고 불편을 호소했다.
정부는 SK텔레콤 유심 정보 유출 사고의 정확한 원인과 피해 규모를 조사하기 위해 민관합동조사단을 구성했다. SK텔레콤은 희망하는 전 가입자 2500만 명 대상으로 유심 무상 교체를 진행하고 있지만 현장의 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onething@dqdt.shop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