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람 속 16도 바다에서 훈련 펼친 경력 60년 베테랑 해녀들
해녀구조단 출범 후 첫 해경과 합동 해상 구조훈련
- 홍수영 기자
(제주=뉴스1) 홍수영 기자 = 많은 비가 내리는 16일 오후 제주시 탑동방파제 앞바다에서 해녀 윤애군 할머니(75·여)는 거침없이 바닷속으로 뛰어들었다. 윤 씨가 앞장서자 뒤이어 해녀 2명도 망설임 없이 헤엄쳐 나갔다. 이들은 건입동 산지어촌계 소속 해녀구조단으로 활동하고 있다.
앞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강한 비가 쏟아지는 데다 수온은 16도에 불과한 악조건이었지만 해녀들은 숨을 참고 여러 차례 잠수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익수자로 가정한 마네킹을 발견했다.
해녀구조단이 신호를 보내자 제주해양경찰서 구조대가 출동했다. 지난달 16일 출범한 해녀구조대의 첫 해상 훈련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이번 훈련에는 제주해양경찰서와 제주소방서, 해녀구조단을 비롯한 해양재난구조대 등이 참여해 익수자 3명이 발생한 상황을 가정해 진행됐다. 특히 해녀들이 물질 중 익수자를 발견한 후 해경과 합동으로 구조를 하는 가정의 훈련은 이번이 처음이었지만 순조롭게 이뤄졌다.
물질 경력 약 60년의 윤애군 해녀는 평소 소라 등을 잡던 바다에서 훈련하게 된 이날이 더욱 특별하다고 전했다.
그는 "다른 사람들이 말리기도 했지만 가만히 있을 수 없어 해녀구조단에 동참하겠다고 나섰다"며 "어릴 때부터 바다에 들어갔지만 오늘과 같은 훈련은 처음이다. 훈련 장소가 방파제 안쪽이라 큰 파도가 없어 바닷속 시야는 괜찮을 것 같지만 수온이 낮은 편"이라며 설렘과 긴장이 섞인 마음을 내비쳤다.
한편 산지어촌계 해녀 13명을 비롯해 해녀구조단에는 170명이 넘는 해녀들이 동참하고 있다. 지난 2월 해녀들이 실종 선원을 발견한 일을 계기로 출범한 해녀구조단은 유사시 해경 측이 구조 요청을 할 경우 실종자 수색 등에 참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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