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명절 선물로 한우 샀어요"…귀성객 설렘 가득한 전주역
"뒤숭숭한 사회에 지친 몸과 마음 위로할 수 있는 시간 보냈으면"
- 신준수 기자
(전주=뉴스1) 신준수 기자 = "31일까지 연차를 내서 9일 연휴를 보내게 됐어요. 오랜만의 휴식이라 그런지 마음이 들뜨네요"
설 연휴의 시작일인 25일 전북 전주역에서 만난 직장인 이 모 씨(30대)가 한 말이다. 경기도에서 근무하고 있는 이 씨는 수년째 고향인 전주를 찾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설 연휴 모처럼 긴 휴식을 갖게 돼 가족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낼 계획이다.
이날 정오께 찾은 전주역 대기실은 귀성객을 기다리는 시민들과 수도권행 열차를 기다리는 역귀성객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표정에는 설렘과 기대감이 한껏 묻어나왔다.
광주에서 오는 아들을 기다린다는 김 모 씨(50대)는 "저번 추석 때 아들이 당직을 서서 오지 못했다"며 "설 전에도 주말에 한 번씩 내려오긴 했지만, 대부분 일이 바빠서 저녁만 먹고 돌아갔다"고 말했다.
이어 "(아들이) 취직하고 제대로 쉰 걸 본 적이 없는 것 같다"며 "조금이라도 재충전할 수 있도록 아들이 좋아하는 반찬을 한가득 준비했다"고 말했다.
서울행 기차를 기다리던 한 모 씨(30대)는 "집이 서울인데 근무지 발령을 전주로 받아서 혼자 살고 있다"며 "서울에 가면 가족도 보고, 오랫동안 보지 못했던 친구들과도 즐거운 시간을 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KTX 열차가 도착하자 양손 가득 선물을 챙긴 귀성객들이 쏟아져나왔다. 기차에서 내리는 귀성객들은 밝은 미소를 지으며 설레는 발걸음을 재촉했다.
한가득 짐을 들고 가던 황 모 씨(20대)는 "어머니, 아버지를 정말 오랜만에 뵌다"며 "이번 명절 보너스를 제법 많이 받아서 한우를 사 왔다. 부모님이 좋아하실 걸 생각하니 벌써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강 모 씨(30대)도 "27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는 거짓말 없이 환호성을 질렀던 것 같다"면서 "6일 연휴가 확정되자마자 뭘 할지 계획부터 세웠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요즘 사회도 뒤숭숭하고 경기도 많이 힘들지 않나"며 "이번 연휴로 지친 몸과 마음을 위로할 수 있는 시간을 보낼 생각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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