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백날 뽑아줘도 홀대…전북에 도움될 후보 택할 것"
시민들 "무너진 경제 회복 가장 시급…지방 살릴 인물에 투표"
- 임충식 기자, 강교현 기자, 장수인 기자, 신준수 기자
(전주=뉴스1) 임충식 강교현 장수인 신준수 기자 = “이미 이번 대선은 끝난 것 아닌가요?, 어대명(어차피 대통령은 이재명)이죠 뭐.”
전북 전주시는 지난 20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텃밭’이라는 철옹성 같았던 공식이 깨진 곳이다. 3석 가운데 국민의당 후보가 2석을 차지했다. 국민의힘 전신인 새누리당 국회의원도 배출하면서 '보수의 무덤'이라는 정서까지 무너졌었다. 하지만 그게 다였다.
이후 민주당은 시민들의 지지를 다시 회복했다. 21대와 22대 총선 모두 민주당이 싹쓸이했다.
대통령 선거도 마찬가지였다. 지난 19대 대선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은 전주에서 66.98%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20대 대선에서는 이재명 후보가 무려 81.4%의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다.
그리고 21대 대선을 앞두고도 이 같은 분위기는 계속되고 있다. 전주시민들은 대체로 '어대명'에 수긍하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선포로 인해 정권교체를 희망하는 분위기도 그 어느 때보다 강해지고 있다.
이재명 후보를 지지한다는 시민 강 모 씨(66)는 "지난 대선 때 전북의 압도적인 지지에도 불구하고 이 후보가 아쉽게 졌지만, 이번 대선에는 승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송천동에서 자영업을 하고 이 모 씨(44)는 "뭘 물어보냐. 이번 대선은 이미 끝났다"면서 "계엄과 내란, 탄핵을 떠나 인물만 놓고 평가해도 이재명만 한 후보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북대 재학생인 이 모 씨(26)는 "이재명 후보를 지지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위헌을 저질렀던 국민의힘 소속 후보를 뽑을 수 없다"며 "선택지가 없는 만큼, 지금은 이재명 후보의 당선이 유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당보다는 소외된 전북 발전을 위해 소신 있는 투표를 하겠다는 시민들도 있었다.
택시 기사 전 모 씨(50대)는 "매번 있는 일이지만 이번 대선 공약도 어김없이 전북 홀대가 느껴진다"며 "백날 뽑아도 평생 전북에 살아온 사람으로서 나아지는 건 보지 못했던 것 같다. 조금이라도 전북에 도움이 될 만한 후보를 고를 것"이라고 했다.
가구 매장 업주 박 모 씨(62)는 "청년들이 취업한다고 다 서울이나 경기로 올라가 버리니까 지역에 젊은 사람들도 없고, 지방은 소멸할 수밖에 없다. 지방이 소멸하지 않게, 지역 균형을 생각하는 그런 대통령 후보를 뽑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직장인 임 모 씨(35)는 "정당보다 '무엇을 해낼 수 있는가?'를 기준 삼으려 한다. 특히 전북도민으로서 진심으로 지방을 살릴 수 있는 대통령을 소신껏 뽑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상인들 사이에서는 무너진 경제 회복이 가장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시청 인근에서 프랜차이즈 식당을 운영하는 조재중 씨(40)는 "창업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이름 있는 프랜차이즈를 선택해 매장 문을 열었지만, 장사가 영 시원치 않다"면서 "먹고사는 문제가 제일 중요하다. 다음 대통령은 무조건 침체한 경제를 살리는 데 정책을 집중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전주남부시장에서 주방용품 업체 운영하는 이주영(49) 씨 역시 "장사도 안되고, 저녁에만 손님들이 좀 있다. 일단 경제가 좀 살아나 숨통이 트였으면 한다"면서 "자기 이익만 생각하는 대통령 말고, 진짜 제발 국민을 위해서 국민이 뭘 원하는지 아는 후보에게 표를 주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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