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자리 텅 비었는데, 우린 펜스 밖"…전북대 대동제 '전대인존' 논란
절반 넘게 빈 공간에도 6시 30분 입장 마감…'비효율적 운영' vs '쾌적한 관람 환경'
총학생회·대학 "학생들 불만 이해하지만 혼잡과 안전사고 고려한 조치"
- 신준수 기자
(전주=뉴스1) 신준수 기자 = "공간이 저렇게 비어 있는데 왜 못 들어가나요?"
전북대학교 축제인 대동제 공연장에 설치된 학부생 전용 구역 '전대인존'을 바라보는 학생들의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지난 21일 오후 8시께 찾은 전북대 대운동장은 대동제 첫날을 즐기려는 학생들과 관람객들로 북적였다. 이날 축제는 YB 등 유명 아티스트들이 무대에 오르며 분위기가 절정에 달했다.
하지만 정작 메인 무대 바로 앞에 마련된 전대인존 2곳은 상대적으로 한산했다. 실제 절반 이상 비어 있었다. 반면 전대인존 펜스 밖은 관람객들로 북적였다.
총 3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전대인존은 해당 학기 학생회비 납부자에 한해 온라인으로 티켓을 배부했다. 19일까지는 납부자 우선, 이후에는 학부생 전체를 대상으로 잔여 티켓을 오픈했다. 당일에도 남은 티켓으로 현장 발권이 진행됐다.
다만 입장 시간은 오후 4시부터 6시 30분까지로 제한됐다. 많은 공간이 비어 있었음에도 추가 입장을 받지 않았다.
외부 구역에서 축제를 지켜보던 일부 학생들은 전대인존 운영 방식에 대해 불만을 드러냈다.
강 모 씨(22)는 "이럴 거면 전대인존을 안 만드는 게 낫다. 좋은 자리를 비워두고 펜스 너머로 구경만 하는 게 너무 비효율적이다"며 "학부생을 위한 구역이라면서 정작 많은 학생들이 들어가지도 못했다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백 모 씨(25)는 "전대인존이 텅 빈 거에 반해 외부 구역에는 관람객이 정말 많았다"며 "구역을 나눈 취지는 알겠지만, 너무 활용도가 떨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공간이 저 정도로 남으면 유연하게 운영을 하는게 좋지 않았을까 싶다"며 "결국 많은 학생들이 무대를 제대로 즐기지 못한 채 멀찍이서 봐야 했다는 건 아쉬운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쾌적한 관람 환경에 만족한다는 반응도 있었다.
전 모 씨(24)는 "일찍 온 사람들이 좋은 자리를 잡는 건 당연하다"며 "마감 시간을 정해서 관람객을 받으니 쾌적하게 축제를 즐길 수 있어서 좋았다. 사전 티케팅을 하고 이른 시간부터 기다린 학생들을 위해 이 정도 혜택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모 씨(20대)는 "구역을 나누지 않고 축제를 관람했다면 다른 관람객들이랑 몸을 부대끼며 불편한 상태로 축제를 관람했을 것"이라며 "공간이 남는다고 계속해서 인원을 받으면 인기 연예인이 왔을 때 순간적으로 인원이 몰릴 수 있지 않나. 늦게 온 학생들을 하나하나 배려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총학생회는 혼잡과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판단이었다고 설명했다.
구민기 전북대학교 총학생회장은 "지난해 대동제 전대인존도 어느 정도 공간이 남았었다"며 "입장 제한시간이 6시 30분이긴 하지만, 늦게까지 수업을 듣거나 타지역 캠퍼스에서 온 학생들을 생각해 10~20분 정도 시간을 연장해서 인원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축제에서 가장 중요한 건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는 것이다. 전대인존 공간이 남는다고 해서 공연 중에 추가 개방을 하게 되면 많은 사람이 한 번에 몰려들어 안전상의 문제가 우려될 수밖에 없다"며 "또 전대인존을 꽉 채우는 것보다는 어느 정도 공간을 남겨두는 게 정돈된 관람과 퇴장이 가능할 거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대학 측 역시 전대인존 운영 방식에 있어 안전을 우선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전북대학교 관계자는 "대동제는 수많은 인원이 몰리는 행사인 만큼 공간 통제는 어느 정도 필요하다. 공간이 남는다고 해서 입장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면 질서 유지가 어려워질 수 있다"면서 "학생들의 불만은 이해하지만 모두가 안전하게 축제를 즐길 수 있도록 조치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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