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 용돈은 힘들어…" 강원지역 부모 생활비 대부분 스스로 해결
가구소득도 전국대비 1000만원 이상 적어
- 신관호 기자
(춘천=뉴스1) 신관호 기자 = "부담스러워도 어버이날 부모님께 좋은 선물 드리고 싶어요. 불황에 지출은 많아지고, 소득은 개선된 게 없어 매월 용돈도 못 드리고 찾아뵙기만 하는데 죄송해서요." (원주 직장인 50대 박모 씨)
"어린이날 낀 연휴에 지출이 많았는데, 어버이날도 걱정이네요. 그래도 부모님께 좋은 선물 드리고 싶어요. 빠듯한 형편에 매월 생활비도 못 드리는걸요." (춘천 자영업자 30대 김모 씨)
강원의 상당수 가구가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다른 시기보다 지출 부담이 커지면서 불경기와 소득 문제를 이유로 부모의 생활비 지출에 대해서도 걱정하고 있다. 강원지역은 최근 전국 대비 열악한 소득지표 속에 생활비를 스스로 해결하는 부모 비중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통계청의 사회조사 중 강원의 '부모 생활비 마련 방법'에 대한 작년 조사 결과를 보면, '부모님 스스로 해결'이란 응답자 비율이 전체의 74.9%를 차지했다. 이전 조사 기록인 2022년 72.9%보다 2.0%포인트(p) 높아진 것이다.
'자녀'(며느리·사위 등 포함)란 응답은 작년 20.7%로, 2022년 24.1%보다 3.4%p 줄었고, '정부 및 사회단체'란 응답은 같은 기간 3.1%에서 4.4%로 1.3%p 늘었다. 자녀들에게 생활비를 의존하지 않는 부모의 비중이 커지고 있단 얘기다.
이는 강원지역 가구의 소득 만족도가 높지 않은 상황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통계청이 19세 이상을 대상으로 2023년 조사한 강원 소득 만족도 조사 결과를 보면 '만족' 31.9%, '보통' 34.8%, '불만족' 33.3%였다.
강원지역은 가구소득 수준도 전국 대비 열악한 실정이다. 작년 말 발표된 2023년 기준 강원 가구소득은 6077만 원으로, 전국(7185만 원)과 비수도권(6556만 원)보다 각각 1108만 원(15.4%)과 479만 원(7.3%) 적었으며, 2020년 기준 전국 가구소득(6180만 원)에도 못 미쳤다.
직장인 박모 씨(50대)는 "부모님께 용돈을 주기적으로 드렸던 때가 사회초년생일 때 빼곤 없었던 것 같다. 그때도 넉넉하게 드리지 못했다"며 "몇 해 전엔 오히려 부모님께 지원받기도 했다. 경기가 풀리면 직장환경도 개선되고, 가정형편도 좋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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