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점검]③30년 C등급 다리도 붕괴… 40년 청풍대교 D등급
정자교 붕괴원인 '교량 노후화'…청풍대교 교량 노후화 심각
충북도 "등급만 보면 정자교보다 청풍대교가 더 우려스러워"
- 손도언 기자
(제천=뉴스1) 손도언 기자 = 2년여 전인 2023년 4월 1일 2명의 사상자를 낸 경기도 '분당 정자교 붕괴 사고'는 충북 제천시 청풍면 옛 청풍대교보다 더 '안전한 등급'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자교가 'C등급' 상황에서 붕괴했는데, 청풍대교는 최근 안전진단 평가에서 '종합 D등급'을 받았다. 등급으로 따지면 청풍대교는 정자교보다 더 위험한 수준인 셈이다.
또 분당 정자교는 1993년 준공돼 30년 만에 붕괴했다. 반면 청풍대교는 1985년 준공돼 40년 된 교량으로 정자교보다 10년이나 더 늙은 교량이다. 청풍대교의 안전 문제가 더 우려되는 부분이다.
붕괴한 정자교는 1993년 준공됐다. 30년 넘은 다리라는 점에서 사고 원인이 '교량 노후화'에 따른 붕괴로 분석됐다.
보수와 보강, 노면 재포장, 안전 검사 등을 통해 유지 관리를 해 왔다고 하더라도 오랜 기간이 지나면서 콘크리트와 철근의 결합력이 느슨해졌을 수 있다는 얘기다.
정자교 붕괴는 당시 국토부 대책발표에서 여러 복합 원인으로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가장 큰 원인은 노후화에 따른 콘크리트와 철근의 부착력 상실로 나타났다.
붕괴한 정자교는 2022년 하반기 경기 성남시 분당구청이 실시한 안전 점검에서 '양호' 판정을 받았다. 점검 결과 정자교는 A~E 등급 중 2번째인 B등급 판정을 받은 것이다.
교량 안전에 이상이 없다는 결과인데, 이러한 결과가 나온 지 수개월 만에 무너졌다.
앞서 정자교는 2021년에 정밀 점검에서도 별다른 문제점이 발견되지 않았다.
정자교는 2021년 5월 정밀 점검 결과 교량 노면 등 일부 부재에 보수가 필요한 등급을 받았다. A~E등급 중 C등급으로 '보통' 판정을 받은 것이다.
1년 만에 C등급에서 B등급을 받아 더 튼튼할 것으로 봤지만, 결국 붕괴하고 말았다.
그러나 옛 청풍대교는 정자교보다 더 약한 등급을 받았다.
충북도는 지난 13일 '옛 청풍교 정밀안전진단 용역 최종보고회'에서 안전성 평가 A등급과 상태평가 D등급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종합평가에선 'D등급'을 받았다.
교각 바닥 판과 난각 등 주요 부재별 외관이 교량 전반의 내구성과 사용성을 저해할 만한 손상들이 다수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바닥 판과 거더(교량 상판을 떠받치는 보), 교대·교각 등에서 균열, 누수, 백태(시멘트가 녹아내리는 현상) 등이 나타났고 철근 등은 그대로 드러난 것으로 밝혀졌다.
또 교각이 나이를 먹어가면서 주 부재에서는 열화(층 분리) 등이 전반적으로 발생했다.
보조 부재인 교면포장에서는 균열, 백태(시멘트가 녹아내리는 현상), 열화 등 전체적으로 단면 손상이 있었고 철근 노출과 신축이음 누수, 골재 노출, 열화, 본체 부식 등이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교각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철근 탐사 결과는 실제 배급된 철근과 설계 도면에 작성된 철근 배치에 다소 차이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그만큼 철근구조가 틀어졌다는 얘기다.
충북도 관계자는 "등급만 보면 분당 정자교보다 옛 청풍대교가 안전성 면에서 우려스러운 것은 사실"이라며 "현재 옛 청풍대교를 어떻게 활용할지 여러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민 A 씨(여·제천시)는 "평소 사람 흔적이 없는 곳(옛 청풍대교)에서 이벤트를 펼친다면 몇 번이나 그곳을 찾을지 고민해 봐야 한다"며 "한두 번 방문하기 위해 불안정한 상황을 즐길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끝>
k-55son@dqdt.shop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편집자주 ...충북 제천 청풍호에 위치한 옛 청풍대교가 정밀진단 용역에서 '종합 D등급'을 받았다. 안전 우려는 더 커졌다. 그러나 충북도는 옛 청풍대교를 '업사이클링' 관광상품으로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뉴스1은 청풍대교가 현재 어떤 상태인지, 업사이클링 사업 추진에 안전 문제는 없는지 등을 3회에 걸쳐 점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