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 옛 청풍교 현장점검 나선 충북도의원 첫마디 "엉망이네"
도의회 건소위, 14일 1차 위원회서 예산안 심사
"업싸이클링 안전 보장 뒤 추진하는 게 좋을 듯"
- 손도언 기자
(제천=뉴스1) 손도언 기자 = "엉망이네. 할 일이 많겠어."
충북도의회 건설환경소방위원회 소속 7명의 의원은 13일 제천시 청풍면 물태리 옛 청풍교를 찾아 교량 장층 파손, 바닥 판 균열, 철근 노출 등 교량 노후·파손 상태를 살핀 뒤 이렇게 평가했다.
건소위 의원들은 이날 1시간 30분가량 옛 청풍교 교량 속의 거대 공간과 교량 상판 등의 외부 시설을 둘러봤다.
교량 속 거대 공간은 뉴스1이 최근 둘러본 것보다 더 크고 깊었다.
뉴스1 취재팀은 길이 150m가량, 폭 4m가량, 높이 1m 50cm~2m가량으로 봤지만, 충북도가 준비한 조명등을 켜고 봤을 때는 길이 300m가량, 폭 5m가량, 높이 2m 이상 돼 보였다.
거대 공간 내부 천장에선 빗물 등이 바닥으로 떨어졌고, 천장엔 물방울 등이 맺혔다. 내부 습기도 감지됐다.
변종오 의원(더불어민주당)은 "현장을 와 보니 (안전도 문제지만) 옛 청풍교가 주변 환경과 어울리지 않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의원은 "지사가 업싸이클링 사업을 이곳에서 한다면 단순하게 정원 등만 조성하지 않고 타워 등도 설치할 것"이라고 교량 등을 둘러보며 말했다.
충북도는 이 자리에서 정밀안전진단 평가 D등급(위험)을 받은 옛 청풍교의 개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호 충북도 균형건설국장은 "정밀진단 평가에서 사람의 다리 역할을 하는 교각 등이 아직도 튼튼하기 때문에 주요 부재(바닥 판, 난간·연석 등)만 보수·보강하면 문제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종합 D등급 판정을 받은 옛 청풍교는 보수·보강 공사 등만 하면 종합 B등급까지 받을 수 있다"고 자신했다.
앞서 김영환 충북지사도 지난 4일 제천시청에서 기자들과 만나 "옛 청풍교가 보수·보강을 마치면 등급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사업 강행을 강조했다.
도의회 건소위는 오는 14일 열릴 1차 건설환경소방위원회에서 옛 청풍교 현장점검 내용을 참고해 교량 보수‧보강 관련 예산안을 심사한다.
특히 건소위 의원들의 의견을 모아 사업 타당성 등을 심도 있게 따져볼 계획이다.
이태훈 위원장은 "사실 현장을 살펴봤을 때, 육안상으로는 업싸이클링 사업은 무리 없어 보인다"며 "그러나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과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업싸이클링 사업은 안전이 보장된 뒤 추진하는 게 좋을 것 같다"며 "내일(14일) 예산안 심사에서 의원들의 의견을 들어본 뒤 정확하게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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