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도시 충주' 도민체전 개막식에 '인기가수' 연예인만 앞세워
충주 도민체전 개막식 인기가수 위주 홍보
문화계 "대한민국 문화도시 이름 초라해"
- 윤원진 기자
(충주=뉴스1) 윤원진 기자 = 대한민국 문화도시 충북 충주시가 충북도민체육대회 홍보에 인기가수를 비롯한 연예인만 앞세우고 지역 문화예술단체를 외면해 논란이 일고 있다.
1일 충주시 등에 따르면 이달 8일부터 10일까지 사흘간 64회 충북도민체육대회를 충주지역 일원에서 펼쳐진다.
그런데 시내 곳곳에 설치한 도민체전 광고탑과 현수막이 마치 인기가수 콘서트 홍보물처럼 보인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충주시는 도민체전 개막식 행사 진행을 외주업체에 맡겼다. 금액은 7000만 원인데, 가수가 누가 오냐에 따라 금액이 변동될 수 있다는 게 도민체전 테스크포스(TF)팀의 설명이다.
담당자 말대로라면 가수 출연 금액이 확정되지도 않았는데, 충주시는 광고탑과 현수막에 4명의 인기 가수들이 출연한다고 홍보하고 있다.
도민체전은 충북 11개 시군이 돌아가며 여는 행사다. 도민체전 개막식은 그 지역의 정체성을 보여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충주시는 지난해 대한민국 문화도시로 선정됐다. '국악콘텐츠 허브도시'를 주제로 올해부터 3년간 200억 원을 들여 다양한 문화사업을 추진한다.
지난달 29일에는 국립국악원 충주분원 유치를 목표로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과 협약하기도 했다.
특히 전국에서 유일하게 충주시립우륵국악단과 충주시립택견단을 운영하는 등 문화도시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여기에 충주에는 국내 공연 2500여 회, 해외 공연 250여 회에 달하는 사물놀이 몰개도 있다. 몰개는 2024년 10월 클래식의 고장 오스트리아에서 유료 공연으로 매진을 기록하기도 했다.
무대 공연이 끝난 뒤 펼쳐지는 몰개의 이바디 공연은 관객과 어우러지는 소통과 화합의 한마당으로 삼기에 제격이라는 게 문화계 인사의 평가다.
하지만 충주시가 지역의 이런 문화예술 자원을 도민체전에 제대로 활용하지 않고, 되레 등한시하면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지역 문화계의 한 인사는 "충주와 국악을 전국에 알릴 기회를 날려버린 거 같아 아쉽다"면서 "대한민국 문화도시란 이름이 초라하다"라고 짚었다.
도민체전 TF팀 관계자는 "시민에게 혜택을 주기 위해 축하 무대를 인기가수 위주로 편성했다"며 "축하 무대니까 연예인을 부르는 게 맞다"고 말했다.
문화도시 정체성을 묻는 말에는 "사전 무대로 1시간 가량 지역 예술단체에 맡겼다"면서도 어떤 공연을 하는지 대답하지 못했다.
충주시는 지난달 23일 열린 '충주의날' 행사 홍보물도 인기가수를 전면에 내세웠다. 충주지명 탄생 1085주년을 기념하는 행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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