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난데 기름'…교통대 구성원 기자회견에 지역사회 발끈
'대학 통합 필요성' 밝히자 반대측 '공론화와 독자 발전 방안' 요구
비대위 "증평군·의왕시와 협력 통합 반대 운동"
- 윤원진 기자
(충주=뉴스1) 윤원진 기자 = 한국교통대학교 구성원들의 기자회견 내용이 대학 통합을 반대하는 충주 지역사회의 성난 민심에 기름을 붓고 있다.
11일 이태성 새로운충주포럼 대표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교통대 구성원의 일방적 기자회견은 시민과 대학 구성원에게 많은 의문과 혼란을 안겨줬다"라고 평가했다.
앞서 교통대 교수 등은 지난 7일 기자회견을 열어 충북대와의 통합에 반대 입장을 보인 지역사회에 깊은 우려와 유감을 표명하며 대학 통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들은 "대학 통합은 대학의 존립과 직결된 중요한 사안"이라며 "지금은 지역사회가 통합에 적극적으로 협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통합이 무산되면 글로컬대학30 지정이 취소되고 대규모 재정지원도 중단될 가능성이 크다"고도 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냉엄한 현실 속에서 통합이 불가피한 선택이라면, 그 통합은 흡수나 예속이 아니라, 수평적이고 균형 잡힌 통합이어야 한다"고 반박했다. "그러기 위해서 지금 필요한 것은 일방적 발표가 아니라 시민과 구성원이 함께 참여하는 공론의 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공학 중심의 특성화 캠퍼스 육성, 행정·재정·인사의 실질적 권한 보장, 충주 시민이 주인으로 참여하는 공론화 과정이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새로운충주포럼은 수평통합을 요구하며 토론회 개최, 대책위 구성 등을 진행하고 있다.
교통대·충북대 통합 반대 범시민비상대책위원회도 대학 간 통합보다 독자적 발전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통합해야 한다면 해양과 우주 관련 대학이지 충북대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박일선 비대위 상임 공동대표는 "교통대 구성원의 기자회견은 그동안 통합 추진이 지역사회를 배제한 채 구성원끼리 진행했다는 걸 자인하는 것"이라며 "증평군·의왕시와 협력해 통합 반대 운동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교통대는 충북대와의 통합을 전제로 글로컬대학30 사업에 선정됐다. 교육부의 글로컬대학30 사업은 선정 대학에 5년간 1000억 원을 지원하는 내용이다.
교통대는 충북대와의 통합으로 사업 선정 경쟁력을 확보했지만, 통합하지 않고 단독으로 선정된 대학도 많다. 한림대학교는 인공지능(AI) 교육 기반 창의 인재 양성을, 경상국립대학교는 항공 우주 방산 분야 발전을, 순천대학교는 작고 강한 지역기업 육성을 내세워 글로컬대학 사업에 선정됐다.
교통대는 충주공업전문대학이 철도대와 통합해 탄생했다. 국내 유일의 교통 특성화 대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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