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의회 의장 비서실장, 시청 내부 게시판에 글 올렸다 '시끌'
'이성룡 의장 2.0시대' 내용 담겨…"의회 공공성 훼손" 비판
비서실장 "개인적인 인사말…함께 노력하자는 취지" 해명
- 김세은 기자
(울산=뉴스1) 김세은 기자 = 울산시의회 이성룡 의장의 비서실장이 시청 내부 게시판에 올린 글을 두고 공직 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2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달 24일 울산시청 공무원들이 이용하는 내부 게시판에 울산시의회 이성룡 의장과 관련된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이 의장의 신임 비서실장 A씨였다. A씨는 이 의장의 고등학교 11년 선배로, 지난달 21일 임용됐다.
A씨는 이 글에서 “앞으로 남은 제8대 후반기 의장의 임기는 ‘이성룡 2.0시대’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장 비서실장으로서 구상하고 있는 ‘이성룡 2.0시대’의 방향성을 세 가지 제시했다.
또 A씨가 김두겸 시장와의 대화 도중 “의장님이 성공하셔야 시장님도 성공합니다”라고 말한 일화를 언급하기도 했다.
A씨는 같은 달 29일 시청 게시판에 비슷한 내용의 글을 또다시 게시했는데, 이 글에서는 구체적인 실행 방안도 담고 있다.
또 다음날에는 시의원 개개인에게 장문의 문자 메시지를 보내며 '이성룡 2.0시대'를 거듭 강조했다.
A씨의 이러한 행보를 두고 비서의 직무 범위를 넘어서는 ‘월권행위’라는 지적이 시의회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손근호 시의원은 “의회가 특정 개인의 사유물인 양 행동하는 것으로, 의회의 독립성과 공공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의장직은 22명의 시의원을 대표해 의견을 수렴하고 중재하는 역할을 위임한 자리”라며 “의장 비서는 이러한 의장의 역할 수행을 보조하는 것이지, 의회 전체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독자적인 주체가 될 수 없다”고 했다.
반면 A씨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앞으로 함께 울산을 발전시켜 나갈 구성원들에게 남긴 개인적인 인사말”이었다며 “그동안 1년 가까이 의회가 내부 사정으로 시민들께 아쉬운 모습을 보였던 만큼, 앞으로 남은 1년은 2배 더 노력해서 분발해야 한다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그는 “고령의 나이이고 부족함이 아직 있지만 울산에서 법제 업무를 오래 맡아왔던 만큼 의장 비서실장으로서 남은 임기 동안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초대 울산시의회 전문위원실에서 근무한 A씨는 울산시 법제계장, 행정심판계장, 시의회 입법정책담당관 등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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