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송도원도 개발한다…'금강산-원산' 연결 초대형 해안 관광지 구상
북한 최대 휴양지 송도원에 새 호텔 건설 구상 확인
美 트럼프, '북한 콘도 개발 잠재력' 언급하며 관심 갖기도
- 임여익 기자
(서울=뉴스1) 임여익 기자 = 북한이 해안가 리조트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관심을 표한 '해안가 리조트'에 부합하는 초대형 관광지가 강원도에 들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조선건축가동맹 중앙위원회 기관지인 '조선건축'이 지난해 발간한 잡지에는 '제20차 5.21 건축 축전' 당선작 중 하나로 '리상'이라는 이름의 강원도설계연구소의 송도원 호텔 설계안이 소개됐다.
잡지에 따르면 해당 호텔은 '물 위에서 뛰어오르는 두 마리의 곱등이'를 형상화했으며, 지열 난방과 태양열 전지판 등 친환경 에너지에 기반한 냉난방 체계를 갖춘 이른바 '영탄소(탄소 제로)' 건물로 지어질 예정이다.
잡지가 공개한 조감도에는 약 20층 정도로 추정되는 아치형의 고층 호텔과 함께 요트가 정박해 있는 호수의 모습이 담겼다. 호텔 내부에는 고급스러운 분위기의 바와 카페, 샹들리에와 악기가 있는 홀 등이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
이어 잡지는 "선 미학성과 선 편리성을 고려해 주변환경과 어울리고 특색이 있다"라며 호텔의 외관을 강조하는 한편 "실내는 국내에서 생산하는 건재 제품으로 형성된다"며 김 총비서가 중시하는 건설자재의 국산화 방침을 언급하기도 했다.
강원도 원산 인근의 송도원은 국제소년단야영소, 송도원유원지, 송도원해수욕장 등이 있는 북한의 주요 관광지다. 북쪽으로는 마식령스키장과 인접해 있고, 남쪽으로는 갈마해안관광지구, 금강산관광지구와 연결되는 북한의 대표적인 휴양지다.
북한이 새로 지을 구상을 밝힌 호텔도 송도원 해안가 일대에 건설될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는 지난해 '연말 전원회의' 종료 직후인 12월 29일 원산 명사십리 해안가를 따라 건설된 갈마해안관광지구를 시찰하면서 올해 관광사업 활성화가 핵심 정책이 될 것임을 시사했다. 송도원 해안가 역시 이와 비슷한 형태도 건설될 가능성이 있다.
북한은 코로나19로 약 5년간 봉쇄됐던 국경을 2023년 8월부터 점차 열기 시작하면서, 작년부터는 러시아 등 우호국을 중심으로 관광 분야에서의 교류를 활성화하고 있다. 김 총비서는 갈마해안관광지구 방문에 앞서 북중 국경의 삼지연시도 관광지로 꾸릴 것을 지시했고, 최근에는 북중러 접경인 나선(나진·선봉) 지역의 관광을 곧 재개할 방침이다.
특히, 북한은 강원도 원산과 금강산 일대를 국제적인 관광 명소로 만들기 위한 대규모 개발 구상을 이전부터 밝혀왔다.
지난 2014년부터 원산 갈마해안관광지구 개발이 이어졌고, 2022년부터는 금강산관광지구를 자체적으로 개발하겠다고 나섰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 20일(현지시간) 취임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은 많은 해안을 갖고 있다"며 북한의 콘도 개발 잠재력(condo capabilities)을 언급하면서 해당 사업에 대한 주목도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 북미 간 대화가 진행될 경우 북한의 관광 자원에 미국의 '투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임기 때도 비슷한 발언을 몇차례 한 적이 있고, 북한이 최고지도자의 '역점사업'에 미국의 힘을 빌릴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관측도 있다.
또 북한은 아직 송도원의 개발을 공식적으로 밝힌 적은 없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의 물꼬를 트는 시점에 송도원 개발 구상을 확립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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